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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중요시설인 댐 위성사진, 국내 포털 지도에 고스란히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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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중요시설인 댐 위성사진이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업체 지도에도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별로 댐 위성사진 '가림처리'(보안처리) 여부가 달랐을 뿐 아니라 한 플랫폼에서 위성사진 유형에 따라 가림처리 여부가 다르기도 했다.
1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제공하는 위성사진 모두에서 가림처리된 댐은 34개 다목적·용수댐 가운데 소양강댐과 대청댐 2곳뿐이다.

나머지 32개 댐은 네이버와 카카오 지도서비스에서 위성사진을 보는데 사실상 제한이 없었다.
32개 댐 가운데 안동댐과 임하댐, 영주댐의 경우 카카오가 제공하는 일반적인 위성사진(스카이뷰)엔 가림처리가 돼 있지만 3차원 위성사진(3D 스카이뷰)에선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댐 위성사진 가림처리 여부가 중구난방인 것이다.
안동댐 등 3개 댐은 2023년 가림처리 대상 시설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국업체가 지도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위성사진에는 34개 댐 모두 가림처리 없이 노출돼있다. 두 업체는 외국 상업 위성 업체를 통해 위성사진을 제공받는다.

국내 플랫폼업체들은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이 생산한 위성사진을 가져다 쓴다.
이 위성사진에서 어떤 시설을 가릴지는 국가정보원이 정한다.
국정원이 위성사진 가림처리를 규정한 시설이 무엇인지 목록이 공개돼있지는 않는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보안처리 대상 시설 지정 기준 등은 국정원이 담당한다"면서 "국정원이 정보원에 제공한 목록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기후부가 댐 운영·관리를 담당하기는 하지만 어떤 댐이 위성사진 가림처리 대상인지는 알지 못한다"면서 "온라인 플랫폼이 제공하는 위성사진에서 가림처리가 된 댐 현황 정도만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중요시설 위성사진 노출은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다.
특히 현대전에서 무인기(드론) 활용이 늘면서 위성사진 공개 시 위협이 더 커졌다.
2020년 한국지도학회지에 기고된 논문(구글의 전자지도 국외 반출 요구에 대한 입법론적 연구 : 역외적용에 의한 입법 개정을 중심으로)을 보면 연구자들이 국토지리정보원이 제공하는 수도방위사령부가 위치한 지역 전자지도와 구글 위성지도를 중첩한 결과 항공사진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지휘본부·유류저장시설·방호시설 위치가 명확히 드러났다.
연구자들은 "위성영상과 전자지도를 중첩하면 군사·안보적으로 추가 위협 요소가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수자원공사는 국토지리정보원에 다목적·용수댐 위성사진 가림처리를 요청했으며, 국정원에도 보안처리 대상에 포함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김위상 의원은 "불명확한 관리체계 때문에 국가 중요시설인 댐 위성사진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보안 공백이 발생했다"면서 "국가 중요시설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jylee24@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