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전인미답의 10번째 별, 전북 현대가 한국 프로축구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전북은 18일 수원FC전에서 승리하면서 남은 경기 일정과 관계 없이 2025 K리그1 조기 우승을 확정 지었다. 2009년 창단 첫 리그 우승을 거둔 이래 2011년, 2014~2015년, 2017~2021년 정상을 밟은 바 있다. 4년 만에 왕좌에 복귀하면서 10번째 우승을 거뒀다.
두 자릿수 우승의 의미는 상당하다. 그동안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단일 리그 두 자릿수 우승을 차지한 건 기아 타이거즈(KBO리그, 12회)가 유일했다. 12차례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무적의 팀 기아가 거둔 두 자릿수 우승의 위상은 확고했다. K리그 '절대 1강'으로 불렸던 전북이 4년 만에 10번째 별을 달면서 '국내 최강팀' 반열에 올랐다는 건 그 의미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이번 우승은 전북이 얻은 18번째 트로피이기도 하다. K리그 10회를 비롯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두 번(2006년, 2016년)이나 정상에 오르면서 '아시아 챔피언' 타이틀을 달았다. 코리아컵에서도 5회(2000년, 2003년, 2005년, 2020년, 2022년), 슈퍼컵(2004년)도 한 차례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오는 12월 펼쳐질 광주FC와의 2025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승리한다면 진열장에 놓일 트로피 개수는 19개로 늘어난다. 이 역시 한국 프로축구 사상 타이틀 최다 획득 기록이다.
올 시즌 우승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건 22경기 연속 무패 기록. 3월 16일 포항 스틸러스전 2대2 무승부를 시작으로 8월 24일 포항전 1대3 패배 전까지 무려 5개월 간 무패(17승5무) 기록을 이어왔다. K리그 역대 무패 기록 3위에 해당한다. 전북이 리그 정상에 올랐던 2011년(23경기)과 2016년(33경기)에도 무패 기록이 이어졌던 점을 돌아본다면, 5개월 간의 무패는 우승의 서막이었던 셈이다.
완벽한 공수의 조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성과다. 33경기에서 57득점으로 경기당 평균 2골에 가까운 득점력을 선보였음에도 실점은 27골로 평균 0점대다. '닥공'으로 대변되는 전북 특유의 스타일을 고려하더라도 올 시즌 우승 원동력은 탄탄한 수비에 있었다는 평가가 뒤따르는 이유다. 홍정호(36), 김영빈(34), 최철순(38), 김태환(36) 등 베테랑 백4 라인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36세로 K리그1 12팀 수비라인 중 최고령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 시즌 내내 로테이션롤을 꾸준히 소화하면서 철벽 수비의 중요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특히 전북이 얻은 10개의 K리그 우승 트로피와 모두 함께 한 최철순은 단일클럽 최초 500경기 출전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세우기도 했다.
화려한 성적은 흥행으로 직결됐다. 5월 31일 울산 HD와의 홈 경기에선 3만2560장의 입장권이 매진돼 2015년 7월 26일 수원 삼성전 이후 10년여 만에 만원관중 기록을 세웠다. 18일까지 전북은 17차례 홈 경기에 31만5105명의 관중을 모았다. FC서울(41만5092명)에 이은 K리그1 2위이자 비수도권팀 중 1위 성적이다. 전북이 17경기 만에 30만관중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 파이널A에서 최소 두 번의 홈 경기를 남겨둔 만큼, 역대 팀 최다 관중 달성 기록이 유력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