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4년전과는 완전히 다른 선수, 새로운 선수가 됐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레베카 라셈이 돌아왔다. '코트 위의 모델'로 불리던 4년전과는 다른, 진짜 에이스의 존재감이다.
흥국생명 레베카는 18일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개막전 정관장전에서 28득점을 몰아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2021~2022시즌 IBK기업은행 시절 이후 4년만의 V리그 복귀다. 당시엔 '파워가 부족하고, 파이팅이 없다'는 혹평 속 해를 넘기기도 전인 2021년말 퇴출됐었다.
올해는 다르다. '디펜딩챔피언' 흥국생명에는 더이상 김연경이 없다. 대신 일본리그 4회 우승에 빛나는 요시하라 토모코 감독이 부임해 한껏 조직력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레베카가 있다. 승리 직후 요시하라 감독은 "레베카야말로 우리팀에서 가장 성장해야하는 선수다. 훈련때마다 더 많은 것, 특히 더 강하게 때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 후 만난 레베카는 스스로의 V리그 복귀전 점수에 80점을 매겼다. 이어 "에너지는 95점"이라며 활짝 웃었다. 과거 자신이 받은 혹평을 다분히 의식한 속내다. 그는 '파워풀한 선수가 됐다'는 말에 역시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며 미소지었다. 넓어진 어깨와 탄탄해진 체격이 돋보인다.
"그때와는 다른, 이젠 완전히 새로운 선수가 됐다.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배구를 향한 열정, 사랑, 갈증이 다르다. 우리 팀은 그걸 해소할 수 있는 팀이다."
체력적인 약점이 부각되진 않을까. 이날도 3세트 도중 허리 치료를 받는 모습이 있어 팬들을 긴장시켰다. 레베카는 한국말로 "아, 괜찮아요!"라며 웃은 뒤 "공격을 많이 하다보니 살짝 근육이 올라왔었다"고 답했다.
"힘들 때일수록 100%로 푸쉬해야한다. 훈련 때부터 여기에 초점을 맞춰 연습했다. 아직도 손을 더 맞추고 성장할 여지가 있다.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함께 인터뷰에 임한 서채현은 데뷔 첫 선발출전. 이고은의 부상 속 새로운 세터를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선발로 올라섰다. 주전 선수들과 손을 맞춘지는 이제 1주일 남짓이다.
서재현은 "관중이 꽉 차서 조금 긴장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레베카에게 맞는 높은 볼을 더 힘차게 올려주고 싶다"면서 "오늘 모습이 감독님께 어필이 됐을까? 기합도 많이 넣고, 보다 젊은 에너지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며 미소지었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