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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며 우정도 쌓고"→"꼭 다시 하고 싶어요" 코웨이-서울림, 체육관을 뜨겁게! 상암고에서 펼쳐진 '휠농 체험수업'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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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여름의 열기가 사그라든 가을의 중반, 15일 서울 상암고 체육관을 채운 학생들의 휠체어농구 수업 참여 열기는 한여름을 방불케할만큼 뜨거웠다. 다소 낯선 휠체어농구에 처음에는 어색함과 신기함이 공존했던 학생들의 눈빛은 코트 위에서는 열정으로 가득 찼다. 코웨이 블루휠스와 서울림이 빚어낸 열기였다.

코웨이 블루휠스는 '휠체어농구 1세대 레전드' 임찬규 단장이 이끄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강의 휠체어농구단이다. 김영무 감독이 이끌며 김호용 김상열 오동석 곽준성 등 휠체어농구의 에이스들이 즐비한 팀이다. 올 시즌도 개막부터 12연승, KWBL 휠체어농구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리그가 잠시 쉬어가는 틈에도 코웨이 블루휠스는 쉬지 않는다. '서울림'과 함께 '코웨이 스포츠 재능나눔교실'을 열었다. '장애-비장애학생 모두의 운동회' 서울림운동회(10월 25일·서울대체육관)는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다. 코웨이 블루휠스는 서울림의 여정에 함께한 든든한 동반자이자, 지원군이다. 매년 서울림운동회 참여 학교 중 신청을 받아 휠체어농구를 배우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은 서울림운동회 '첫 손님' 상암고에 방문했다. 상암고는 올해 서울림운동회에 처음으로 신청했다. 농구(골밑 슛 릴레이), 스태킹릴레이에 6명의 장애학생과 6명의 비장애인 학생이 서울림통합스포츠클럽으로 함께 참여한다. 곽효근 체육교사를 주축으로 임정희 배성은 이미라 특수교사가 함께 이끄는 상암고 서울림통합스포츠클럽 학생 12명과 학생들의 학급 친구들까지 고1, 고2 학생 총 25명이 체육관에 모였다. 휠체어농구의 매력을 처음 경험하기 위해서였다.

시작에 앞서 학생들은 코웨이가 준비한 휠체어가 놓여진 체육관에 들어섰다. 임찬규 단장의 인사말과 함께 쏟아진 박수로 시작된 수업, 선수들의 시범으로 열을 올렸다. 코웨이 블루휠스 선수들이 선보인 화려한 슛과 휠체어를 활용한 유려한 돌파, 격렬한 몸싸움에 학생들은 감탄과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미 휠체어농구를 향한 관심과 기대감이 눈에서 반짝였다. 본격적인 학생들의 체험, 코웨이 선수들의 도움과 함께 휠체어에 탑승했다. 학생들은 처음 타보는 휠체어의 빠른 움직임에 놀라며 천천히 조작에 익숙해졌다. 선수들이 능숙하게 룰과 휠체어 조작법을 알려주자, 조금씩 적응하며 코트 안을 움직였다. 선수 지도하에 골밑에서 슈팅을 연습하는 과정에서는 "엄청 어려워요"라는 말이 절로 터져나왔다. 하지만 학생들은 포기하지 않고, 몇 차례의 슛 시도를 연거푸 이어갔다.

본격적인 실전 경기가 펼쳐졌다. 휠체어를 몰고 공을 가지고 전진하는 과정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선수들의 시범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학생들은 다시 체감했다. 장애학생과 비장애인 학생 모두 휠체어농구에서는 한 명의 선수처럼 코트를 누볐다. 경계가 없는 통합스포츠의 순간이었다. 학생들은 친구들의 슛 한 번에 열띤 응원을 보냈고, 충돌과 몸싸움도 불사했다. 빨리 오라는 외침과 함께 백코트와 속공도 쉴 틈 없이 이어졌다. 농구동아리 출신의 학생들에게도 쉽지 않은 수업이었으나, 학생들은 어느새 휠체어농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었다. 에어컨이 가득한 체육관에서도 열중했던 몇몇 학생들은 "너무 더워"라고 연신 땀을 닦기도 했다. 뜨거운 분위기 속에 50분 수업은 순식간에 흘러갔다.

체험을 마친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서울림통합스포츠클럽과 더불어 상암고 농구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서울리머' (정)채원이는 "처음에는 어려워보이기도 했다. 막상 해보니까 재밌었고, 금방 적응됐다"고 했다. '서울리머' (심)지원이 역시 "휠체어를 직접 타볼 기회가 실생활에선 없었다. 코웨이 선수들과 함께 접해보며 유익하고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꼭 다시 하고 싶어요!"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림운동회 최초 지체 장애 학생으로 참여하는 (정)서윤이도 이번 코웨이의 휠체어농구 수업을 제대로 즐겼다. "재밌고, 스릴 넘쳤다. 경쟁도 치열하고 부딪히면서 우정도 쌓는 과정이 좋았다"고 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림운동회를 앞두고 "보기만 했던 것을 직접 해보고 있다. 연습하며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느낀다"며 웃었다.



이두희 상암고 교장은 "장애, 비장애 학생들이 같이 어우러져서 즐겁고 행복하게 스포츠를 한다는 것 자체가 아주 흐믓하다"고 했다. "평교사 시절부터 통합 교육의 현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올해 선생님들이 통합 교육에 더 신경을 쓰면서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 그러다보니 이런 좋은 기회와 연결됐다.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대한 즐기고, 함께 하는 것에 보람을 크게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열정적인 휠체어농구 체험에 이를 지켜보는 선생님들의 표정에도 미소가 가득했다. 곽효근 체육교사는 "예상보다 아이들이 더 즐기고, 체험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런 체험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이들한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매년 해도 좋겠다"고 했다. 임정희 특수교사는 "그동안 서울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잘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오늘 이렇게 함께 땀을 흘리면서 어려움이 잊혀졌다. 고등학생들은 서로 바빠서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이기도 어렵다. 좋은 기회에 그동안 노력했던 것들이 다 이뤄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재능나눔에 나선 코웨이 감독, 선수단은 '나눔의 행복'을 전했다. 김영무 감독은 "학생들에게서만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있다. 그걸 받고 나도 리프레시 되는 기분으로 온다. 이 수업을 하고 나면 즐겁다. 아이들이 진지하게, 즐겁게 임하기에 와서 하게 된다"면서도 "조금 더 오랜 시간을 수업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코웨이블루휠스 주장 곽준성은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즐겁게 참여해서 우리도 기분이 좋다. 그만큼 에너지도 얻어가는 것 같아서 뜻깊다"고 했다. '대한민국 대표 가드' 오동석 또한 이런 재능나눔에 대해 "단순한 교육보다 직접 몸으로 보여주고 함께 땀 흘리는 것이 장애 인식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