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배우 허남준이 첫 주연작 '백번의 추억'(양희승 김보람 극본, 김상호 연출)을 마무리하며 8개월간의 긴 여정에 대한 진한 소회를 전했다. 1980년대 낭만을 품은 뉴트로 청춘멜로를 통해 자신의 연기 인생에 있어 특별한 경험을 쌓았다고 전했다.
허남준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백번의 추억'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지난 19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은 100번 버스의 안내양 고영례(김다미)와 서종희(신예은)의 빛나는 우정, 그리고 두 친구의 운명적 남자 한재필(허남준)을 둘러싼 애틋한 첫사랑을 그린 뉴트로 청춘 멜로 드라마. 극 중 허남준은 영례의 첫사랑 상대 재필 역을 맡아 열연했다.
허남준은 "순식간에 12부작이 지나가 버렸다. 촬영 기간이 길었던 만큼 시원섭섭한 마음이 크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첫 주연을 맡은 소감에 대해서는 "처음엔 정신없이 달리기만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나름의 부담감도 있었더라. 긴장 속에서 계속 고민하다가 끝나버려 아쉬움이 크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첫 회 방영 이후 이어진 시청률 상승 소식은 기분 좋은 자극이 됐다고. 허남준은 "(시청률이)오를수록 모두가 함께한 작품이라는 생각에 뿌듯했다. 아침에 검색할 때 기분이 좋았다"며 미소를 보였다. 반응을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가족을 통해 전해지는 따뜻한 응원은 큰 힘이 됐다.
의외로 작품 선택 이유는 단순했다. 허남준은 "대본을 받자마자 단숨에 읽었다. '어떻게 이렇게 쓰셨지' 감탄하면서 봤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감정선이 마음에 들었고 꼭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특히 재필 캐릭터의 '순수함'이 마음을 움직였다. "7년이 지난 후의 재필이 오히려 더 순수하게 느껴졌다. 어른스럽고 강한 사람보다 인간적인 용기를 가진 모습에 끌렸다"고 덧붙였다.
함께 호흡한 배우들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먼저 김다미에 대해서는 "순둥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포스가 있었다. 촬영할 때 섬세한 면이 특히 눈에 띄었다. 대본을 보는 깊이가 달랐다. 옆에서 많이 배웠다. 의지하고 싶은 '누나' 같은 존재였다"고 밝혔다.
성균관대학교 동문인 신예은에 대해서는 "학교 다닐 때 제대 직후 한 번 스쳐지나간 적이 있다. 저는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예은이는 전혀 모르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예은이가) 터프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맑고 따뜻한 사람이더라. '연진이' 이미지가 있어 조심스럽기도 했는데 먼저 다가와 줬다. 생각보다 주변을 편하게 해주는 친구다. 현장에서도 소통이 잘 돼 호흡이 좋았다"고 말했다.
작품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허남준은 "제가 어릴 때 봤던 정서와 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촬영장에서 익숙한 소품들을 볼 때마다 낭만이 떠올랐다"며 "요즘보다 자극이 적은 시절이라 그런 정서를 다시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불거진 교복 논란에 대해서도 솔직히 답했다. 허남준은 "실제 그 시절 아버지 친구들 사진을 보면 교복을 입어도 성숙한 인상이 많았다. 우리가 참고한 것도 그런 이미지였다. 다만 현대적 감각을 더한 '뉴트로'이기 때문에 이질감이 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맨스 장르에 대한 부담감과 키스신 비화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허남준은 "자극적인 장르가 아니라 은은한 감정을 표현해야 해서 쉽지 않더라. 로맨스 작품이 또 들어온다면 그때는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다미와의 키스신에 대해서는 "감정을 어떻게 담아낼지 걱정이 많았다. 긴장 속에서 감독님께 질문도 많이 하며 촬영했다"고 털어놨다.
허남준은 '백번의 추억을 "두고두고 꺼내볼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순수하고 따뜻했던 현장의 공기와 분위기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지금은 잘 모를 수 있겠만 시간이 지나면 더 소중하게 다가올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백번의 추억'은 첫 회 3.3%로 시작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19일 최종회에서는 8.1% 시청률로 종영했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