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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2루수 약하다는 소리 안 듣게…" 이 악물고 뛰었다→'16승 투수'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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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뭐라도 하려고 했어요."

삼성 라이온즈는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대3으로 승리했다.

1차전을 내준 삼성은 2차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그러나 한화 선발투수는 올 시즌 16승5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한 라이언 와이스. 쉽게 공략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었다.

설상가상 삼성은 1회말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초반 분위기를 내줬다.

0-1로 지고 있던 3회초 삼성의 반격이 시작됐다. 시작은 9번타자 류지혁이었다. 와이스와 7구의 승부를 펼친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주자가 생긴 삼성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지찬 김성윤의 연속 안타로 만루. 구자욱의 땅볼로 1-1 균형을 맞췄다. 이어 디아즈의 적시타와 김영웅의 2타점 안타로 점수는 4-1로 벌어졌다.

분위기가 완벽하게 삼성으로 넘어온 순간. 류지혁은 4회에도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이끌어내며 다시 한 번 밥상을 차렸고, 삼성은 4회 1점을 추가했다. 결국 7대3으로 이기며 1승1패로 홈인 대구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빅이닝'의 시작점이 된 류지혁은 "요즘 감이 안 좋았다.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뭐라고 하려고 했다. 감이 좋지 않은 만큼, 어떻게든 볼넷이라도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좋았다"라며 "그래도 언젠가는 내가 한 번 하는 경기가 오겠지라는 생각이 있었다"고 했다.

와이스를 상대로 총 14개의 공을 던지게 한 집중력은 '신인' 정우주를 상대로도 이어졌다. 5회 1사 주자 1,2루에서 정우주를 상대해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총 9개의 투구수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류지혁은 "집중을 많이 하려고 했다.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아쉬워서 죄송하다"고 이야기했다.

아쉬움을 끝내 안타로 이어졌다. 8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박상원과 7구의 승부를 했고, 우익수 오른쪽으로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며 출루에 성공했다. 류지혁의 플레이오프 첫 안타. 9회에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5개의 공을 보면서 이날 상대 투수에게 35개의 공을 던지도록 했다. 또한 이틀 연속 발목을 다칠 뻔한 아찔한 장면이 나왔지만, "괜찮다"라며 끝까지 그라운드를 지켰다.

류지혁은 올 시즌은 남다른 각오로 시즌을 시작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4년 총액 26억원에 FA 계약을 하며 남다른 각오를 했던 그였다. 그러나 외부에서 삼성의 2루수가 약점으로 이야기 나왔고, 류지혁은 "약하지 않다는 소리 듣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규시즌 129경기에 나온 그는 타율 2할8푼 11도루로 시즌을 마쳤다. 특히 4월까지 타율은 3할4푼4리에 달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부상자가 생기면 빈 자리를 채우기도 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안정적으로 내야를 지킨 덕에 삼성은 2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고 정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류지혁은 "앞으로도 2루수가 약하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며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류지혁은 한국시리즈를 준우승으로 마치고 홀로 더그아웃에 앉아 눈물을 흘렸다. 올 시즌에는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류지혁은 "선수단이 와일드카드 준플레이오프 올라오면서 심적으로 편해졌다고 해야하나, 조금 더 즐기는 거 같다"라며 "1차전 패배를 했는데도 선수단 분위기가 떨어지지도 않고, 더 활기차게 하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류지혁은 이어 "팬들께서 오셔서 응원해주는 소리 다 듣고 있다. 그 덕분에 힘을 내는 거 같다. 응원 더 많이 해주시고 남은 경기도 많이 찾아와주셔서 응원을 해준다면 더 힘내서 해보겠다"고 말했다.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