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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韓 여자대표팀 "손흥민처럼 A매치 이동, 비즈니스석 요구" '보이콧' 위기…'진퇴양난' KFA 어떤 결정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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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초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이 '보이콧' 위기에 놓였다. 여자축구 대표팀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20일 스포츠조선을 통해 "최근 여자축구 대표 선수 일부가 대한축구협회(KFA)에 성명서를 보냈다. 국가대표팀 지원과 관련해 선수단 전원이 남자 A대표팀과 동일하게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을 요청했다"면서 "최악의 상황엔 A매치 '보이콧'을 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 축구협회는 A매치 직후 선수단이 요청한 데드라인에 맞춰 답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FA 내규상 남자 A대표팀은 비즈니스석, 여자 A대표팀은 이코노미석을 제공하도록 돼 있다. 여자 선수들은 이 부분에 대한 규정 보완을 요청한 것이다. 이 성명서엔 10여명이 넘는 선수가 참여해 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물밑에서 돌았던 여자축구 선수들의 요구가 수면위로 등장한 것이다.

축구계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A관계자는 "'동일노동-동일임금'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당연하다. 젠더 이슈로 보면 그렇다. 그러나 경제적 논리로 따졌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남자대표팀의 경우 수 만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는다. 여기서 나온 수익으로 연령별 대표팀까지 낙수효과를 본다. 반면, 여자대표팀은 얘기가 다르다. A매치를 통해 남자대표팀과 동일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홈에서 가장 최근 열린 친선경기 기준, 남자대표팀은 10월 브라질, 파라과이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했다. 당시 각각 관중 6만3237명, 2만2206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여자대표팀은 6월 콜롬비아와 2연전을 치렀다.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엔 912명,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차전엔 742명이 함께했다. B관계자는 "냉정하게 말해 여자대표팀 항공권을 모두 업그레이드한다면 친선경기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축구만의 '논란'이 아니다. 여자팀에 대한 처우 문제는 해외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공동개최한 2023년 여자월드컵 때도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당시 호주 여자대표팀은 월드컵 상금을 남자 선수들과 같은 수준으로 배분하라는 요구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항공권 논의도 '뜨거운 감자'다. 일본축구협회는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비즈니스석'을 탄 남자 축구대표팀이 홍명보호와의 3~4위전에서 패해 4위에 머물렀고, '이코노미석'의 여자대표팀이 준우승하자 보상 차원에서 항공권을 업그레이드 해줬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일본 여자대표팀은 이후 '비즈니스석'을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엔 미국에서 남녀 대표팀 간 임금 격차를 두고 여자 축구대표팀과 미국축구연맹(USSF)의 소송이 진행되기도 했다. USSF는 남자축구와 여자축구가 '수준'과 '시장 규모' 면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USSF는 "남자 대표팀은 4년간 여러 대회에 출전하며 이들 대회에 걸린 상금은 총 4000만달러(약 570억원)에 달하지만, 여자 대표팀은 4년에 단 한 번 상금이 걸린 대회(여자월드컵)에 나서는데, 상금 규모가 남자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KFA는 스포츠조선의 관련 취재에 "일부 선수들의 요구를 전달 받은 건 사실이며, 그 요청과 관련해서 답변을 보냈다. 축구협회는 앞으로도 계속 선수들과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을 아꼈다. 축구협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협회 수뇌부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안다. 누구라도 쉽게 결정내리기 어려울 거 같다"고 말했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내년 3월 호주에서 열리는 202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정조준하고 있다. KFA는 다음달 원정 친선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