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이런 어려운 상황에 어떤 말이 들리겠어요."
김서현(21·한화 이글스)은 3년 차인 올 시즌 마무리투수를 맡아 33세이브를 기록했다. 입단 후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면서 리그 세이브 2위라는 결과를 냈다.
다만, 부침도 있었다. 다른 구단의 분석은 더욱 정교해져 갔고, 김서현 역시 체력적으로 조금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화는 7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김서현은 의심 없는 한화의 마무리투수였다.
첫 경기부터 '사고'가 났다. 대전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한화는 9-6으로 앞선 채로 9회초를 맞았다. 김서현이 경기를 끝내기 위해 등판했다.
하위타선이라 큰 부담 없이 끝낼 줄 알았지만 예상 밖 상황이 전개됐다.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홈런을 맞았고, 김태훈의 안타와 강민호의 진루타, 이성규의 적시타로 순식간에 2실점을 했다.
결국 한화 벤치도 결단을 내렸다. 김서현을 내리고 김범수를 올렸다. 김범수는 김지찬과 김성윤을 범타로 막아내며 1점 차 리드를 유지하며 팀 승리를 완성했다.
한화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승리는 2018년 10월22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2553일 만. 아울러 홈 구장에서 포스트시즌을 이긴 건 2007년 10월12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6581일 만이다.
역사적인 승리의 순간. 김서현은 웃지 못했다. 고개를 떨구며 더그아웃을 빠져 나갔다.
이미 한 차례 아픔을 겪었던 그였다. 지난 1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김서현은 9회말 5-2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홈런 두 방에 패전투수가 됐다. 선두 LG 트윈스를 추격하던 한화는 이날 패배로 2위가 확정되고 말았다.
김서현은 경기 후 눈물을 쏟았다.
김서현은 "잘해야 한다는 생각말고는 없다. 솔직히 계속 생각해봤는데 최대한 잘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라며 "정규시즌 때도 마지막에 아쉬운 게 있었다.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은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야구 결과는 집착과 반대로 움직인다. 너무 잘하려는 마음, 만회하려는 마음이 독이 됐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부터 김서현의 뜻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김서현을 살릴 방법을 고민해보겠다"며 "양상문 투수코치가 많은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코치는 "이런 어려운 상황에 어떤 말이 들리겠나. 그러나 이런 상황 저런 상황이 역사적으로 많이 있었다. 김서현이 결국 이겨내야 한다"라며 "당장 팀이 이기기 위해서 1차전 처럼 교체도 했지만,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든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양 코치는 이어 "서현이에게 '2위까지 올라오는데 있어 50%는 네 힘이었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투수가 매일 잘 던질 수는 없다. 안 좋을 때와 좋을 때가 분명히 있으니 이겨낼 수 있는 힘은 네가 길러야 한다. 다만, 우리가 도와줄 건 도와주겠다'고 했다"며 "한 번 더 자신을 돌아볼 기회도 가져야 한다. 우리 팀에서 가장 중요한 투수라는 걸 이야기해줬다"고 덧붙였다.
결국 김서현이 스스로 일어나야 하는 상황. 양 코치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리즈가 있으니 힘을 내줘야 한다"며 김서현을 향한 응원과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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