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에스파뇰이 새 주인을 찾았다.
에스파뇰은 최근 VSP가 1억3000만유로(약 2152억원)에 구단 지분 과반수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VSP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번리 구단주인 앨런 페이스가 이끄는 미국 투자 컨소시엄 ALK캐피털의 자회사다. 중국 시나닷컴은 '이번 인수로 2015년부터 이어져 온 에스파뇰의 중국 기업 소유 체제가 마무리 됐다'고 전했다.
VSP는 이번 인수에서 6500만유로(약 1076억원)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지분 전환 방식을 택했다. VSP가 내놓은 현금은 2015년 에스파뇰을 인수할 당시 천얀셩 싱후이엔터테인먼트 회장이 내놓은 금액과 일치한다. 현금만 받은 게 아니다. 시나닷컴은 '싱후이엔터테인먼트는 현금 외에 2500만유로(약 413억원) 상당의 VSP 지분 16.45%를 받았다'며 '최근 연이은 손실에 시달리던 상황에서 실적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내에선 천얀셩 회장이 지난 10년 간 에스파뇰을 소유하면서 무려 5억3000만유로(약 8775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5년 6500만유로에 팀을 인수한 그는 리그 중위권 도약 및 유로파리그 진출 등으로 두 시즌 연속 1억위안(약 199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우레이를 150만유로(약 24억원)에 인수한 뒤에는 기업 주가가 두 배 이상 뛰었다. 2020년 성적 부진으로 2부리그 강등 철퇴를 맞고,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손실을 겪었음에도 누적 수익은 인수 당시 지불한 금액의 10배 가까운 수준이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2010년 이른바 '축구 굴기'로 대변되는 대대적 투자에 편승해 유럽 구단 인수에도 손길을 뻗쳤다. 에스파뇰에 앞서 인터 밀란, 울버햄턴 원더러스 등이 중국계 자본에 편입된 바 있다. 하지만 투자 방식과 현지 팬 반발 등이 겹치면서 성공적인 결과로 귀결되진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져 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