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팬들을 기쁘게 한 손흥민의 득점에 누군가는 땅을 치고 한탄했다.
손흥민은 19일(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의 딕스 스포팅 구스 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래피즈와의 2025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리그 최종전에 선발 출전해 팀에 리드를 안기는 선제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활약과 함께 LA FC는 콜로라도와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구단 역사에 남을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전반 42분 전방으로 침투해 데니스 부앙가의 패스를 받고, 문전에서 수비수까지 제쳤다. 한 번이면 충분했다. 강력한 왼발 슛은 골망을 흔들었다. LA FC 구단 통산 500번째 득점이었다. 2018년 리그에 참가한 이후 7년 만에 달성한 대기록, 그 옆에 손흥민의 이름을 남겼다.
다만 손흥민이 득점의 기쁨을 누리는 사이 땅을 치며 절규한 사내도 있었다. 바로 콜로라도 소속 수비수 롭 홀딩이다. 홀딩은 손흥민을 마지막 순간까지 견제하며 슈팅을 방해했지만, 손흥민의 슈팅은 홀딩을 가볍게 뚫고 골문 안으로 향했다. 득점에 성공하자, 홀딩은 곧바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여러 차례 땅을 치며 분노했다. 경기 후 홀딩은 손흥민과 이야기를 하는 모습도 잡혔다.
홀딩과 손흥민의 모습이 교차된 것에 팬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인 이유는 단연 홀딩의 과거 출신 팀 때문이다. 홀딩은 토트넘의 북런던 라이벌인 아스널에 오랜 기간 몸 담았던 수비수다. 2016년부터 2023년까지 활약했으며, 이후 크리스털 팰리스,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거쳐 올여름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떠난 손흥민과 다시 조우하며 악몽과도 갖은 실점을 반복하고 말았다. 홀딩은 지난 2022년에도 손흥민을 막는 과정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팬들은 "불쌍한 홀딩, 누가 손흥민이 MLS로 간다고 말했다면 이적하지 않았을 텐데", "여전히 손흥민을 극복하지 못했다", "홀딩이 북런던 더비의 악몽을 다시 꿨다"고 안타까워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