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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최원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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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진만 감독은 2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로 돌아와 치러지는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최원태와 나눈 이야기가 없느냐'는 질문에 "과묵한 선수라 생각했다. 시즌 때 웃는 모습을 한번도 못 봤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잘 웃고 있다.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우리 팀 분위기에 녹아든 것 같다"며 흐뭇해 했다.
후라도 원태인 가라비토를 모두 소진한 채 맞은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한 최원태는 6이닝 2안타 무실점 완벽투로 1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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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전까지 최원태는 '가을계륵'이었다. 포스트시즌 통산 17경기 무승2패, 평균자책점 11.16으로 부진했다. 가을만 되면 작아졌다. 쓰임새가 없으니 기대도 크지 않았다.
"시즌 내내 웃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박진만 감독의 말은 농담이 아니다. 최원태는 심각, 진지 그 자체였다.
최원태는 늘 강한 공을 코너 구석구석에 완벽하게 던지려고 용을 썼다. 심지어 '타자친화적' 라이온즈파크에 와서도 강한 포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키움 시절 10승 투수 탄생을 가능케 했던 땅볼유도 명약 투심 보다 포심을 선호했다. 70억원 거액의 FA로 자신을 선택해준 라이온즈를 위해 뭐라도 하고 싶었다.
고민이 크니 남의 말도 들리지 않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포수 강민호 선배 조언도 가슴에 와닿지 않았다. 강민호는 "정규시즌 땐 말을 안 듣더라. 공을 강하게 던지려고만 해서 많이 벗어났다. (가을야구 전) 스피드를 줄이고 네모 안에 던지자고 이야기했다. 그 부분이 2경기 다 잘 이루어졌다"고 반등 이유를 설명했다.
최원태도 인정했다. "제가 원래 고집이 조금 있다. 흥분을 하면 스스로 주체를 못했다"며 "이제 주체를 할 수 있게 됐다. 민호 형 말 잘 듣고 내년 캠프에서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움직일 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가을의 수렁. 마음을 비웠다. 완벽주의란 집착의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강민호 선배의 "144㎞ 아래로 가운데 보고 던지자"는 조언을 따르자 전혀 다른 세상이 열렸다.
비워야 채울 공간이 생긴다는 평범한 진리. 뒤늦게 깨달았다. 그 시점이 다행히 야구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환한 미소를 찾은 최원태. 푸른 유니폼을 입은 그의 본격적인 성공시대는 이번 가을이 출발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