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이 개막 직전 날벼락을 맞았다. 주포 조이 웨더링턴(등록명 조이)이 무릎을 다쳤다. 개막전 출전이 불발됐다. 하필 상대는 강력한 우승후보 한국도로공사였다. 도로공사가 무난하게 승리할 것처럼 보였다.
경기는 전혀 예상 밖으로 흘러갔다. 페퍼저축은행은 21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홈 개막전에서 도로공사와 혈투 끝에 3대2로 이겼다. 아시아쿼터로 뽑은 일본인 미들블로커 시마무라 하루요(등록명 시마무라)가 종횡무진 활약한 덕분이었다.
시마무라는 미들블로커로 나서면서도 상당한 득점력을 과시했다.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19점을 책임졌다. 도로공사의 아웃사이드히터 강소휘와 같은 점수. 공격 점유율이 18.39%에 불과했으나 공격 성공률 50%를 자랑했다. 순도 높은 공격력을 뽐내며 페퍼저축은행의 활로를 다양하게 개척했다. 시마무라는 블로킹 3개에 유효블로킹도 10개나 잡아냈다. 범실은 2개에 그쳤으며 이동공격으로도 4점이나 만들어냈다.
경기 후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크게 만족감을 나타냈다. 조이가 뛰지 못했는데 빈틈을 최소화했다. 시마무라를 중심으로 국내 선수들이 조화롭게 활약했다.
장소연 감독은 "누구 한 명에게 국한되지 않고 정말 오랜만에 4명이 10점 이상 뽑았다.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고 고마워했다. 시마무라 외에도 박은서가 24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박정아 이한비도 14점씩 보탰다.
특히 시마무라 효과는 놀라웠다. 장소연 감독은 "어떤 한 플레이만 잘하는 게 아니라 외발공격 이동공격 A속공 B속공 다양하게 구사한다. 무엇보다 시마무라는 미들블로커인데도 큰 공격에서의 파워가 전혀 밀리지 않는다. 여기에 조이까지 들어오면 전체적으로 분산되면서 파급 효과도 꽤 클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사실 시마무라는 지난 5월 열린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바로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 페퍼저축은 GS칼텍스에서 뛰었던 공격수 스테파니 와일러를 뽑았다. 와일러가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해 다른 선수를 찾았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시마무라가 눈에 띄었다. 시마무라는 일본 국가대표로 2016 리우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다.
시마무라는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이겨서 너무나 기쁘다. 동료들이 정말 따뜻했다. 경기력이나 기술적인 부분 그리고 섬세함에 대해서 더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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