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대만의 유명 배우가 고혈압 진단서를 위조해 병역을 기피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원, ET투데이 등 해외 매체들에 따르면 대만 출신 배우 슈제카이(42, 수걸해)는 2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모델 출신인 그는 싱가포르에서 방영된 드라마 '에메랄드 힐(Emerald Hill)', 대만 드라마 '아빠 어디가', '사랑의 미로', '사랑의 조건' 등에 출연했으며 가정적인 이미지와 따뜻한 연기 스타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대런 왕, 나인 첸. 윌리엄 랴오, 다니엘 첸 등 배우들의 병역 기피를 조사한 바 있다.
조사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병역 기피를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첸즈밍의 휴대폰에서 슈제카이와의 연관성이 드러났다.
경찰은 첸이 의료 진단서를 위조해 여러 연예인들의 군 입대 회피를 도왔다며 자랑하는 문자메시지를 발견, 언급된 연예인들을 조사하고 있다.
슈제카이는 싱가포르에서 방영된 드라마 '에메랄드 힐'에서 장진허 역으로 알려진 배우로, 병역 면제를 받기 위해 고혈압 진단서를 위조하는 대가로 병역 회피 조직에 15만 대만달러(약 700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면제 기준에 미치지 못해 그는 2016년 5월 대체 복무로 편입되어 신베이시에 배치됐다.
그는 복무 5개월 후, 배우인 아내 가정아가 둘째를 임신 중이고 첫째도 12세 미만이라는 이유로 조기 전역을 신청했고, 내무부는 기존 규정에 따라 이를 승인했다.
현재 샤먼에서 촬영 중인 아내 가정아는 소속사를 통해 "조사에 협조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갑작스러운 구금으로 아이들이 놀랐다"며 충격과 우려를 표했다.
이번 수사에서 슈제카이 외에도 금종상 수상 배우 천보린(42, 진백림), 전 롤리팝 F 멤버 릴제이(39)도 함께 구금됐다. 천보린은 50만 대만달러(약 2300만원), 릴제이는 35만 대만달러(약 16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천보린은 풀려난 후 "젊은 시절의 경솔하고 어리석은 선택을 직면할 기회를 준 검찰과 경찰에 감사한다"며 법을 존중하고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유전 질환이 있다고 주장한 릴제이 역시 "젊은 시절의 실수를 후회한다"며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의 18~36세 남성은 병역 의무가 주어지며, 의무 군 복무 기간은 현재 1년이다.
이를 기피하면 형사처벌(보통 최대 5년 징역, 일부 중대·가중범죄는 더 높은 형량) 및 벌금 등이 부과될 수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