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4세트부터 갑자기 밸런스가 무너졌다. 우리팀 경기력 좋았는데…"
KB손해보험이 시즌 첫 경기에서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디펜딩챔피언'은 위기에도 쓰러지지 않고 끈질기게 버텼다.
KB손해보험은 2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전에서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역전패했다.
3세트까지 2-1로 앞섰지만, 4~5세트를 내리 내주며 무너진 점이 뼈아팠다.
경기 후 만난 레오나르도 카르발류 KB손해보험 감독은 "당연히 모든 프로팀은 승리를 추구해야한다. 우리 팀이라고 칭찬만 할 수야 있나"라면서도 "양팀 모두 수준높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굳이 따지자면 긍정적인 면도 더 큰 경기"라고 돌아봤다.
다만 4~5세트 경기력에 대해서는 "3세트까진 굉장히 하이레벨의 경기를 보여줬는데, 4세트부터 상대 미들블로커(최민호 김진영)의 서브에 공략당했다. 그러면서 흐름을 되찾지 못했다.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항상 어려운 경기를 한다"며 아쉬워했다.
특히 이날 첫 선발출전에 나선 리베로 김도훈이 돋보였다. 지난시즌까지 정민수에 묻혀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다. 하지만 카르발류 감독은 경기전 "주전 리베로로 나설만한 자격이 있는 선수다. 오늘도 기대한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표했고, 김도훈도 그 마음에 보답했다.
"오늘 숫자만 봐도 김도훈의 기량은 증명되는 것 같다.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경험이 더해지고, 자신감이 붙으면 더 잘할 거다. 아직 백코트에서의 리더십은 좀 아쉽지만, 기술적으론 이미 뛰어나다. 오늘 현대캐피탈의 강서브도 잘 받지 않았나. 이만하면 성공적인 데뷔전이다. 칭찬하고 싶다."
KB손해보험은 나경복-임성진-야쿱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아웃사이드히터진이 강점이다. 다만 나경복은 상대의 집중적인 목적타 서브에 흔들렸고, 임성진은 3~4세트 잠깐씩 출전하는데 그쳤다. 카르발류 감독은 "임성진도 컨디션은 괜찮다. 코치진 논의 결과 선발로 내지 않았을 뿐이고, 언제든 필요할 땐 선발로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KB는 주포 비예나(18득점) 외에도 나경복(16득점)과 야쿱(17득점)이 점유율을 나눠가지며 위력을 더했다. 카르발류 감독은 "미들과 아포짓, 아웃사이드히터에 걸쳐 두루 활용하고 공을 분배하고자 애썼다. 다만 지금 베테랑 박상하가 없는게 아쉽다"면서 "그래도 이준영이 어린 선수임에도 잘해줬다"고 돌아봤다.
"시즌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오늘 나온 약점들을 잘 보완해나가겠다. 올시즌 목표로 향하는 첫걸음을 뗐을 뿐이다. 한팀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천안=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