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계절, 풍요로운 가을 정취에 어울리는 말들의 질주가 시작된다.
오는 26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경마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굴 장-단거리 빅매치가 펼쳐진다. 장거리 암말 최고를 가리는 경상남도지사배(제3경주, G3, 2000m, 총상금 5억원)와 코리아 프리미어 시리즈 중 하나인 국제신문배(제6경주, G3, 1400m, 총상금 5억원)다.
올해 19회를 맞는 경상남도지사배는 2005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개장 때 신설된 경주로 부산경남에서 열리는 경주 중 역사가 긴 경주중 하나다. 2011년부터 서울·부경 통합 경주로 운영됐으며, 2012년에는 암말 시리즈인 퀸즈투어로 편성됐다. 현재는 국산마 한정 경주인 퀸즈투어 가을겨울 시리즈의 두 번째 관문으로 열리며, 퀸즈투어 전체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긴 경주거리(2000m)를 자랑한다.
006년 특별경주로 시작된 국제신문배는 2011년 대상경주로 승격된 후 많은 명마를 배출했다. 올해도 중단거리 강자들이 총출동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경주는 3세 이상 최상위군 마지막 1400m 오픈경주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뜨겁다.
▶[경상남도지사배]보령라이트퀸(부산, 14전 4/1/3, 레이팅 79, 한국 암 3세 갈색, 부마 록밴드, 모마 야호프레즈, 마주 최원길, 조교사 김길중)
지난 9월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G3,1400m)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즐거운여정'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이변의 주인공. 늦은 출발로 가장 후미에서 전개했으나, 무리해서 따라잡지 않고 차분히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막판 폭발적인 추입으로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출전마 중 유일한 3세로 계속 힘이 차오르고 발걸음이 늘고 있어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말이다. 특히 '보령라이트퀸'은 경상남도지사배와 동일한 경주거리로 열린 6월 경기도지사배(G3, 2000m)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어 승리가 더욱 유력하게 평가된다.
▶[경상남도지사배]글라디우스(서울, 18전 6/4/3, 레이팅102, 한국 암 4세 회색, 부마 보이즈앳토스코노, 모마 사제불이, 마주 김기종, 조교사 강성오)
3세때 일반 경주 위주로 출전해 꾸준히 2~3위를 차지하며 성적을 내다가, 올해 4세에 들어 대상경주 도전을 시작했다. 올해 처음 출전한 대상경주인 퀸즈투어 상반기 시리즈 동아일보배(L,1800m)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후 자신감을 얻어서 꾸준히 대상경주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압도적인 기량보다는 5위 내의 입상권 성적을 기록하며, 기복 없는 플레이로 주로 추입형 전개를 펼치고 있다. 치열한 막판 다툼을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지와 추입 타이밍이 승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신문배]빈체로카발로(서울, 22전 10/3/1, 레이팅110, 한국 수 4세 밤색, 부마 카우보이칼, 모마 시티래스, 마주 김인규, 조교사 서인석)
올해 부산일보배(G3), SBS스포츠스프린트(G3), 서울마주협회장배(G2)에서 우승을 거두며 한국 경마의 1200m를 휩쓸었다. 그뿐만 아니라 주로 상태와 전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전천후 마필로 다양한 거리와 주로에서도 안정적인 레이스를 이어왔다.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빈체로카발로는 안정된 주행과 폭발적인 막판 탄력을 앞세워 이번 경주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초중반 과도한 경합을 피하고 선입권에서 차분히 힘을 안배한다면, 직선 구간에서의 추입력으로 충분히 승부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다. 직전 경주 코리아 스프린트의 치욕을 씻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신문배]즐거운여정(부산, 27전 13/4/4, 레이팅109, 한국 암 5세 회색, 부마 컬러즈플라잉, 모마 새즈미즈엘리자베, 마주 (주)나스카, 조교사 이상영)
2024년 암말 최고마에 등극한 '즐거운여정'은 국제신문배에서 수말들과 맞붙는다. 3세 시즌 트리플티아라를 달성한 삼관마로, 2024년에는 퀸즈투어 봄여름 시리즈 최우수마를 수상하기도 했다. 장~단거리를 가리지 않고 우승하며 9개의 대상경주 트로피를 휩쓴 바 있다. 2000m 보다 짧은 경주지만, 수말들과 맞붙는 만큼 어떤 기량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