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14년 전 지진으로 실종된 6살 소녀의 유해가 기적적으로 발견돼 화제다.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규모 9.0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실종된 당시 6세 소녀 야마네 나츠세의 유해가 발견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나츠세는 당시 일본 혼슈 이와테현 야마다마치에 있는 집에서 할머니와 함께 있었다. 지진 발생 직후 대피소로 향하던 중 쓰나미에 휩쓸렸고, 가족들은 교통 두절로 현장에 접근할 수 없었다. 할머니는 구조됐지만, 나츠세는 2500여 명의 실종자 중 한 명으로 남았다.
부모인 야마네 토모노리(52)와 치유미(49)는 딸을 찾기 위해 대피소와 임시 영안실 등을 수소문했지만 행방을 알 수 없어 6개월 후 사망 신고를 접수했다. 이후 매년 6월 나츠세의 생일에 집에 마련된 제단에 생일 케이크를 올리며 그녀를 기렸다.
그러던 중 이달 초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에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2023년 2월 해변 정화 작업에 자원봉사로 참여한 한 시민이 수거한 쓰레기 속에서 턱뼈와 치아 일부를 발견했고, 미야기현 경찰은 DNA 감식을 통해 나츠세의 유해임을 확인했다.
나츠세의 유해는 이달 16일 부모와 오빠(26)에게 전달됐다. 엄마 치유미는 작은 유골함을 품에 안으며 '마마'라고 부르던 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고 말했다. 사실 나츠세는 자폐증을 앓고 있었지만, 그 한마디로 깊은 애정을 표현하곤 했다고 가족은 전했다.
치유미는 "이제 우리 가족 네 명이 다시 함께 사는 것 같다"고 말했고, 아빠 토모노리는 "딸이 좋아하던 케이크를 먹게 해주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당시 손을 놓친 것을 후회하던 할머니 역시 유해 발견 소식에 눈물을 쏟았다.
네티즌들은 "소녀가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진 것 같다", "이제라도 찾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성인이 되어 효심을 보이듯 돌아온 것 같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이들도 하루빨리 발견되길 바란다" 등의 댓글을 게시하고 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