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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독스' 주전세터 이나연, '입스'극복→프로 입성…'신인감독 김연경' 프로배구 판도까지 뒤흔든다 [고재완의 전지적 기자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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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전지적 기자 시점] MBC '신인감독 김연경'의 힘이 실제 프로 여자배구에도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필승 원더독스의 주전 세터 이나연이 지난 24일 제8의 프로여자배구단 대신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 입단했다. 흥국생명은 24일 "베테랑 세터 이나연을 영입했다. 2025-26시즌 팀 운영에 새로운 변화를 준다"고 발표했고 지난 23일 메디컬테스트를 마친 이나연은 25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 바로 투입됐다. 이로써 '신인 감독 김연경'에서 세터로 존재감을 보여준 그는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제2의 배구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흥국생명은 주전 세터 이고은의 허리 부상 여파로 세터진 운영으로 어려움을 겪자 세터진의 안정감을 확보하기 위해 '신인감독 김연경'에서 눈여겨 본 이나연 선수의 영입을 결정했다. 구단은 이나연 선수의 합류로 경기 운영의 밸런스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나연은 2011-12시즌 데뷔한 뒤 2023-24시즌까지 프로 무대에서 활약한 베테랑 세터다. 안정적인 볼 배분과 경기 조율 능력으로 팀의 중심을 맡아온 그는 최근 MBC에서 방영 중인 배구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에서 팀 원더독스의 주전 세터로 출연해 경기 감각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여자배구 신드롬을 일으킬 만큼 예능계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펀덱스 리포트: K-콘텐츠 경쟁력 분석'(10월 3주차)에 따르면, MBC '신인감독 김연경'은 TV-OTT 일요일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 TV-OTT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김연경 1위, TV-OTT 비드라마 전체에서도 5위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화제성을 입증했다.

시청자와 네티즌들의 반응도 말그대로 폭발적이다. 특히 '신인감독 김연경'의 제작진이 개설한 비하인드 영상 공식 유튜브 채널 '원더독스 라커룸'은 이미 구독자가 6.29만명(26일 오전 11시 현재)을 기록했다. 동영상은 단 6개 뿐. 하지만 3회 IBK기업은행 알토스전에 패배하고 라커룸으로 돌아온 선수들을 촬영한 비하인드 영상은 조회수 115만뷰를 찍었다. 4회 한일전에 앞선 훈련 영상도 지난 20일에 첫 공개됐지만 이미 76만회를 기록중이고 김연경이 슈지츠고를 탐색하기 위해 일본 고교대항전인 '인터하이'를 찾은 '하이큐의 나라로'는 53만뷰를 나타내고 있다.

댓글 반응도 놀라운 수준이다. "미방분 다내놔라 방송국놈들아!" "일주일간 기다리기 너무 힘들다. 1일 1영상 내놔라." "8부작 모자르다. 김연경 감독도 10부작하자고 하는데 늘려달라!"는 반응은 기본이다. 예능인데 "2시간 방송 너무 짧다. 3시간으로 늘려 달라" "피디님 건강보다 영상이 우선입니다." "이정도면 4패를 했다해도 '신예감독 김연경'으로 제목을 바꾸고 시즌2를 해야 한다" 등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제작진도 발빠르게 움직이는 중. 당초 8회로 예정했던 '신인감독 김연경'은 9회 확대 편성하기로 결정했다. 또 미방분도 매일 열심히 편집해서 라커룸에 내놓고 있다.

여기에 이나연의 프로배구 입성은 '신인감독 김연경'이 단순히 예능의 한 장르가 아니라 스포츠로서의 기능까지 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탄이 됐다. 이나연은 2011년부터 IBK기업은행 알토스, GS칼텍스 KIXX,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서 2023-24시즌까지 뛰었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1년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즌 후 연봉 1.6억을 포기하며 현역 은퇴를 선언하고 팀을 떠나 배구 팬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신인감독 김연경'을 통해 알려졌다. '입스'(불안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근육이 경직되면서 평소에는 잘 하던 동작을 제대로 못하게 되는 현상)가 와서 스스로 은퇴를 택했던 것.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던 배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이나연은 이 프로그램과 김연경 감독 그리고 동료들을 통해 입스를 극복했고 지난 9월부터는 포항시체육회 배구단에서 뛰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 결국 프로배구 현역으로 복귀하게 됐다.

이제 '신인감독 김연경'이 프로 여자배우도 눈여겨보는 프로그램이 됐다는 방증이다. 한국 여자배우의 역사를 바꿔놓은 김연경, 그가 이제 스포츠 예능 한 편으로 한국 여자프로배구의 판도까지 흔들어 놓고 있다

한편 26일 방송에서는 네 번째 경기로 대학 리그 우승팀이자 전국대회까지 휩쓴 광주여대 배구단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광주여대는 창단하자마자 대학 리그를 휩쓸었고, 배구 사상 최초로 대학 선수가 프로 지명을 받은 팀이다. 언더독스 선수들은 창단 2년 만에 리그 우승을 기록한 광주여대 배구단과 어떤 경기를 펼칠지, 쉴 새 없는 상대의 공세 속 '필승 원더독스'가 보여줄 활약에 기대가 모아진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