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대역전 드라마로 '인생 역전'
'아이언맨' 이정환이 초대박을 터뜨렸다. KPGA투어와 DP월드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국내 최고의 대회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많은 걸 얻게 됐다.
이정환은 26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5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치며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로 극적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3승. 2018년 골프존 DYB교육 투어챔피언십 우승 후 무려 7년 만에 정상의 자리에 섰다. 그 사이 준우승만 6번만 했다. 또 DP월드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8번째 한국인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기다림이 길어서였는지, 어마어마한 선물이 주어졌다. 이정환은 이 우승으로 우승 상금 68만달러, 한화로 약 10억원에 가까운 '로또'수준의 상금을 받게 됐다. 단, KPGA 투어 상금 랭킹 집계에서는 획득한 상금의 절반만 인정된다.
상금 뿐 아니다. 이정환에게는 KPGA 투어 제네시스 포인트 1300점, DP월드투어 레이스 투 두바이 랭킹 포인트 835점이 주어졌다. 각 투어 2년 시드 획득은 물론이다. 또 제네시스 고급 차량인 GV80은 보너스다.
이정환은 3라운드까지 4언더파를 쳐 공동 1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다. 공동 선두 미카엘 린드버그(스웨덴)와 나초 엘비라(스페인)가 8언더파로 시작을 했으니 제법 큰 차이였다.하지만 이정환은 초반 승기를 가져왔다. 2번홀 보기로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3번홀부터 7번홀까지 기적의 5연속 버디로 전세를 완전히 역전시켰다. 까다로운 그린, 여기에 최종 라운드 어려운 핀 위치로 세계적 스타들도 고전하는 상황에 이정환은 주눅들지 않았다. 그린이 어려울수록, 주특기가 장교한 아이언샷인 이정환에게는 상대를 따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었다. 치는 아이언샷마다 홀컵 근처에 딱딱 붙었고, 퍼트에서도 실수가 없었다.
마지막 18번홀 버디까지 7언더파를 몰아치며 최종 11언더파로 마무리 한 이정환. 공동 선두였던 엘비라가 1타 차로 추격하는 가운데, 어려운 16번홀 파3에서 티샷 실수를 해 우승이 가까워지는 듯 했다. 하지만 엘비라가 그린 밖에서 친 회심의 파 퍼트가 홀컵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16번홀에서 운을 다했는지, 엘비라는 파4 17번홀에서 통한의 보기를 범해 마지막 18번홀을 남기고 2타차로 벌어져 사실상 우승 기회를 날렸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끝까지 샷 연습을 하며 긴장을 풀지 않은 이정환은 엘비라의 중계를 지켜보다 승운이 자신에게 온 걸 확인한 후 캐디, 관계자들과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그리고 파5 18번홀 투온을 노린 엘비라의 세컨드샷이 헤저드에 빠지며 최종 우승이 확정됐다.
한국 선수 중에는 유망주 송민혁과 최승빈이 6언더파로 이정환과 함께 한국 선수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이정환 외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출전권은 최승빈이 획득했다. 두 사람이 순위는 같았지만, 제네시스 포인트에서 7위 최승빈이 9위 송민혁에 앞섰기 때문. 두 계단 순위 차이로 두 사람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정환과 같은 4언더파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던 김시우는 라운드 후반 무너지며 이븐파에 그쳤다.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다 3라운드에서 억울한 벌타 판정 후 무너진 임성재는, 최종 라운드에서도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관심을 모았던 슈퍼스타 마쓰야마 히데키와 아담 스콧도 4라운드 각각 1언더파, 1오버파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천안=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