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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비시즌' 보낸 현대건설, 흥국→정관장 연파하며 '반전' 2연승 1위 질주…랠리 싸움에서 '한수위' [수원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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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주축 선수들이 대거 떠났다. 외국인 선수들의 컨디션도 썩 만족스럽지 않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저력은 여전하다. 현대건설은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시즌 1라운드 정관장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5-18, 21-25, 25-23, 25-22)로 승리하며 개막 2연승을 달렸다.

끈질긴 랠리와 디그 싸움, 세트 막판 1~2점을 다투는 뒷심까지 강한 면모가 그대로 드러났다. 8-16으로 뒤지던 2세트를 17-18까지 따라잡는 모습이 대표적이었다. 비록 2세트는 내줬지만, 정관장 선수들의 힘이 쭉쭉 빠지는 호수비의 연속이었다.

시즌초 여자배구 순위싸움은 혼돈 그 자체다. 7개팀이 모두 1승씩을 따내며 물고 물리는 양상. 이 와중에 현대건설은 유일하게 2전 전승을 기록, 리그 1위로 올라섰다.

예상하기 힘든 결과다. 현대건설은 비시즌 전력 유출이 가장 많았던 팀이다.

양효진 다음 세대의 슈퍼스타로 꼽히던 이다현이 예상을 깨고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것이 대표적 사례. 고예림은 페퍼저축은행으로 FA 이적했고, 수원에서 15시즌을 뛴 황연주는 지도자 수업 제의를 뿌리치고 도로공사에서 현역 생활 연장을 택했다. 3명 모두 양효진과 더불어 현대건설을 대표하던 선수들이다.

2년 전 함께 우승을 일궈냈던 외국인 선수도, 아시아쿼터도 모두 바꿨다. 아포짓 외국인 선수로는 카리, 아시아쿼터 아웃사이드히터로는 자스티스를 각각 영입했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IBK기업은행에서 김희진을 더했다. 노장 양효진이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나현수는 무릎 통증이 있는 외국인 선수 카리의 백업으로 대기하는 상황.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신예들 대신 베테랑 김희진의 경험을 믿고 주전 미들블로커로 기용중이다.

경기전 만난 강성형 감독은 "선수들 컨디션은 차차 올라올 거라고 본다. (부상 후유증이 있는)카리 역시 점점 올라올 거고, 양효진은 컨디션보다는 부상 관리가 핵심"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다들 1승씩 나눠가지는 분위기라 올시즌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기준 기록 600블로킹에 1개를 남겨뒀던 김희진은 이날 블로킹을 추가하며 통산 8번째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에 대해 강성형 감독은 "홈에서 하려고 아껴놨었네"라며 웃은 뒤 "훈련도 열심히 하고, 요즘 봐선 확실히 컨디션이 올라오는 느낌"이라며 합격점을 줬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자네테와 이선우가 공격을 이끌어주고 있다. 자네테는 경험 많은 선수라 한국에도 잘 적응하고 있고, 이선우는 수비가 부족한 대신 공격력만큼은 돋보인다. 30득점 이상 올릴 수 있는 국내 선수가 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에선 양팀의 치열한 디그 싸움이 돋보였다.

1세트는 현대건설이 먼저 따냈다. 세트 중반까지 16-14로 우위를 이어가던 현대건설은 정지윤과 나현수, 양효진이 잇따라 공격을 성공시키며 23-18로 차이를 벌렸고, 김다인이 연속 서브에이스를 터뜨려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정관장의 반격. 정관장은 16-8까지 앞서다 17-16까지 추격당했지만, 이선우가 3연속 득점을 따내며 불을 껐다. 자네테가 맹공을 퍼부으며 2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카리가 3세트에만 홀로 11득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이선우와 자네테를 앞세운 정관장의 추격에 한때 19-20으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양효진의 속공과 한미르의 서브에이스, 카리-정지윤의 잇따른 공격이 코트에 꽂히며 뒤집기 승리를 따냈다.

기세가 오른 현대건설은 4세트에도 13-8, 19-14로 무난한 리드를 지킨 끝에 결국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