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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브 불안? 우린 다른 길을 택했다" 고희진의 과감한 선택, 23세 이선우에게 팀의 운명을 건다 [수원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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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리시브가 불안해도, 우린 다른 쪽에서 (전력을)보완해서 이번 시즌을 치를 생각이다. 지금이 베스트 라인업이다."

3경기를 치르고도 승점이 2점 뿐이다. 1승 2패인데다, 그나마 1승도 5세트 혈투였다.

정관장은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시즌 여자부 1라운드 현대건설전에서 세트스코어 1대3으로 패했다.

V리그 여자부에서 보기드문 어려운 길을 택했다. 수비 대신 공격을 갈고 닦았다. 올시즌 정관장의 운명은 6년차 아웃사이드히터 이선우(23)에게 달렸다.

전부터 공격력만큼은 인정받던 선수다. 하지만 리시브가 아쉬워 좀처럼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국가대표팀처럼 다른 무대에선 아포짓으로 출전하기 일쑤였다.

지난 시즌까진 '탈아시아급 공격수' 메가를 아포짓에 두고, 지아-부키리치 등 외국인 선수들을 아웃사이드히터로 활용했던 정관장이다. 남은 한자리는 박혜민 등 비교적 리시브가 안정된 선수의 자리였다. 이선우가 출전시간을 받긴 쉽지 않았다.

올해는 다르다. 주공격수는 외국인 선수 자네테다. 부상중인 아시아쿼터 위파위가 복귀하더라도 이선우의 공격력을 살리는 역할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고희진 감독의 과감한 선택이다. 그는 "수비가 부족한 건 인정한다. 하지만 반대로 이선우처럼 필요할 때 30득점 이상 올려줄 수 있는 선수가 없지 않나. 이선우가 크게 도약하는 시즌으로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첫술에 배부를순 없다. 정관장은 진에어 2025~2026시즌 개막전이었던 흥국생명전에서 패했고, GS칼텍스와 풀세트 접전 끝에 1승을 따냈다.

이날 현대건설전에선 끈질긴 디그 수비는 눈에 띄었다. 뒤집어말하면 서브나 블로킹이 기대만큼 좋지 못했다. 블로킹 득점은 현대건설 6점, 정관장 7점이었지만, 유효 블로킹은 현대건설이 36개를 기록한 반면 정관장은 23개에 불과했다.

반면 리베로 노란을 중심으로 한 리시브 라인은 걱정했던 것만큼 흔들렸다. 팀 리시브 효율이 21.18%, 노란은 11.11%에 그쳤다.

경기 후 만난 고희진 감독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이 느끼는 바가 있을 거다. 그리고 연습으로 채워나가겠다"고 했다.

"서브가 잘 들어갈 땐 괜찮았는데…이선우가 뛰면 노란이나 박혜민이 보다 넓은 범위의 리시브를 감당해야한다. 감독으로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 베스트 라인업이다. 이선우의 공격력은 좋았다. 팀적인 어려움은 앞으로 계속 부딪쳐보겠다."

주전 세터 염혜선, 제2세터 김채나가 모두 부상으로 빠져있는 상황. 현대건설에서 방출된 최서현을 영입한게 신의 한수였다.

최서현이 주전으로 뛰고 있지만,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이날 2세트처럼 급격히 흔들리는 경기가 있을 수 있다. 이날 정관장은 올시즌부터 미들블로커로 전향한 안예림을 긴급 투입해 불을 껐다.

고희진 감독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안예림도 세터 훈련을 꾸준히 해왔다. 그래도 웬만하면 최서현이 다 뛸 예정이다. 지금 너무 잘해주고 있다"면서 "감독 지시를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랠리 중에도 과감하게 속공을 쓰기도 한다. 배짱도 있고 감각도 있다"고 칭찬했다.

"오늘은 공격 범실이 너무 많았다. 아쉬운 부분은 앞으로 잘 보완해나가겠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