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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야한 거에 꽂혀서"…서수빈, '세계의 주인'에 담은 10대 소녀의 사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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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신예 서수빈(24)이 영화 '세계의 주인'을 통해 스크린에 첫 발을 내디뎠다.

22일 개봉한 '세계의 주인'은 인싸와 관종 사이, 속을 알 수 없는 열여덟 여고생 주인이 전교생이 참여한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한 뒤 의문의 쪽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우리들',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서수빈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18세 여고생 주인을 연기했다.

서수빈은 영화 '세계의 주인'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제가 촬영 전에 살이 조금 쪄 있었다. 원래 몸무게로 돌아가려고 다이어트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감독님이 절대 금지라고 하시더라. 속으로는 '아싸~'하고, 촬영 끝나고는 살이 더 쪘었다"며 "영화 개봉 앞두고는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운동이랑 식단 병행해서 5㎏을 감량했다. 사실 촬영 당시에 감독님이 정해주신 몸무게가 있었는데, 제가 그 몸무게까지 감량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촬영 현장 분위기를 떠올리며 "배우들과 감독님, 스태프들이 촬영장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제가 아예 촬영 경험이 처음이다 보니 낯선 환경에서 연기하는 게 어려웠다. 또래 배우들도 평상시에는 장난도 많이 쳐주고 했는데, 카메라에 불이 켜지면 말을 안 걸어주더라. 처음에는 '왜 말을 안 걸어주지, 거리가 멀어졌나'하고 서운했는데, 알고 보니 저를 많이 배려해 준 거더라. 저의 집중력이 방해될까봐 일부러 거리를 조절한 거였다. 그걸 뒤늦게 알게 된 이후로는 너무 미안하면서 감동이었고, 고마웠다. 제가 알게 모르게 받는 배려가 너무 크다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극 중 찬우를 연기한 김예창과의 키스신 촬영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서수빈은 "감독님이 저희한테 레퍼런스로 날것의 거침없는 키스신을 찾아오라고 하셨는데, 저희끼리 지나가는 말로 '야한 걸 봐야하지 않겠냐'고 했다. 근데 제가 야한 거에 꽂혀서 여러 레퍼런스를 찾아갔다. 그 당시 찾았던 작품들의 제목이 다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서수빈은 앞서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윤가은 감독을 향한 오랜 팬심을 고백했던 바 있다. 그는 "이 작품이 저라는 사람의 인생을 지탱해 주는 큰 기둥이나 다름없다. 아직 다른 경력이 없다 보니 잘 모르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감독님과의 작업은 더더욱 광이 날 것만 같다. 그걸 앞으로 더 느끼게 될 것 같아서, 정말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엇을 하든 올바르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대선배인 장혜진과는 영화에서 엄마와 딸로 호흡을 맞췄다. 이에 서수빈은 "선배님이 워낙 편하게 잘 대해주셨다. 진짜 엄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서 저도 모르게 선배님의 손을 덥석 잡았다(웃음). 그렇게 점점 가까워지면서 선배님이 먼저 스킨십을 해주셔서 무장해제가 됐다. 또 '기생충' 촬영 당시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도 말씀해 주셨고, 선배님의 따님이나 아드님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고 전했다.

차기작에서도 장혜진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바람을 전했다. 서수빈은 도전하고 싶은 장르에 대해 "스포츠 영화에 도전하고 싶다"며 "제가 태권도를 오래 했다 보니, 스포츠 영화에 도전하고 싶다. 만약 감독과 코치의 이야기로 그려진다면 장혜진 선배님이 코치로, 제가 선수로 출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세계의 주인'은 개봉 전부터 전 세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한국 영화 최초이자 유일하게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인 플랫폼 부문에 공식 초청되었을 뿐만 아니라, 제9회 핑야오국제영화제의 국제신인경쟁 부문에 해당하는 크라우칭 타이거스 부문, 제69회 BFI런던영화제 경쟁 부문, 제41회 바르샤바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등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로부터 릴레이 초청을 받았다.

서수빈은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함께 초청된 영화 '얼굴'의 박정민을 만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박정민 선배가 엄지를 치켜세우시면서 '최고'라고 말씀해 주셨다. 저 멀리 극장 뒤에서 박정민 선배가 걸어오시는데 못 쳐다보겠더라.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잘 안 믿겼다. 무대인사 같은 먼 곳에서만 봤는데, 이렇게 눈을 마주친 적은 처음이었다. 또 영화제 굿즈까지 선물로 주셔서 가보로 간직하려고 한다"고 기쁜 마음을 표했다.

또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소감에 대해 "관객 분들이 박수쳐주셨을 때 '아 영화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꿈에서 깨어나 현실을 살아야만 할 것 같았다. 믿기 어려운 일들만 일어났는데, 북미 관객 분들도 다 같이 박자에 맞춰서 박수를 쳐주셔서 감사했다. 뭔가 새로운 문화를 경험해 본 것 같아,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감독님과 이번에 같은 방을 썼는데, 저에 대해서 많이 아셨을 것 같아서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