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솔직히 서운함도 있었지만…."
김종수(31·한화 이글스)는 지난 16일 발표한 플레이오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가운데 포스트시즌 준비까지 함께 했다. 그러나 비슷한 유형의 투수가 있어 김종수는 마지막 순간 엔트리 탈락의 고비를 맛봤다.
2018년 이후 7년 만에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데 적지 않은 힘 보탬을 한 만큼 아쉬움이 컸다. 김종수는 "솔직히 서운함도 있었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한화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승2패로 승리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더 큰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김종수의 이름이 있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동행하며 훈련했던 그였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LG는 타격에서 선수들이 경기 풀어나가는 센스가 다른 팀들보다 좋다"라며 "(김)종수는 LG전에 내용이 괜찮았다"고 말했다. 김종수는 올 시즌 LG를 상대로 7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9⅔이닝을 던져 2.79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김종수는 "5차전이 끝나고 윤규진 코치님이 불러서 합류한다고 말씀 해주셨다"라며 "팀원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플레이오프 때 졌다면 끝이었는데 5차전에서 승리해 줘서 기쁜 마음으로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서운한 마음은 잠깐이었다. 플레이오프를 이겨야 좋은 기회가 오는 것이니 간절하게 이기길 바랐다"고 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밟는 한국시리즈 무대. 김종수는 "가을야구 정도는 상상해 봤지만, 한국시리즈는 상상 밖의 일이었다. 올해는 여러모로 감사한 1년인 거 같다"며 "관중석을 눈으로 담고 싶다. 그 다음에는 상상이 안 된다.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수가 지켜본 가을야구는 어떨까. 그는 "정규시즌 때보다 공 하나하나가 신중해지더라.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처음인 선수가 많은 만큼, 긴장도 많이 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처음인 선수는 멋 모르고 들어가고, 형들이 끌어주는 모습을 보니 재미있어 보였다. 엔트리에 없어 더그아웃에 못 나가고 라커룸이나 TV 있는 곳에서 보는데 부러운 마음이었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밟은 한국시리즈 무대. 시즌을 마치고 결혼하는 김종수에게는 결혼 반지에 앞서 우승 반지를 먼저 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의미있고, 행복한 1년이 될 수 있다. 김종수는 "(류)현진이 형이 플레이오프에 들어가기 전부터 투수들을 모아 어떤 상황에 올라갈지 미리 생각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자기가 올라가는 상황을 체크하라고 하셨다"라며 "어떤 역할이든 해내야겠다는 생각이다. 와이프에게 한국시리즈 이후 은퇴한다는 마음으로 하겠다는 말을 했다. 그런 마인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연한 각오를 전했다.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