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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부딪히며 성장하는 이준호의 청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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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학원을 전전하며 대학 진학을 꿈꿨던 미선 역시 현실 앞에서 방향을 틀었다. 공부 대신 일터로 향해 냉철한 판단력과 이성적인 태도로 버티며 '논리파 상사맨'으로 성장했다. 영어 피칭으로 안전화 계약을 따내던 모습은 그간의 피나는 노력을 방증하는 대목이었다. 행동파 태풍과 논리파 미선,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성향으로 충돌해도, 결국 같은 목표를 향해 가며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고 있다. 그렇게 실패에 낙담하고, 또 작은 성취에 웃으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두 청춘의 생존기는 그 자체로 뜨거웠다. 또한, 거대한 IMF의 파도 속에서도 서로를 믿고 나아가고, 떨어지고 또 떨어져도 다시 날아오르려는 청춘이 얼마나 눈부신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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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상사'의 또 다른 흥행 원동력은 시대 재현의 완성도다. 이나정 감독은 "그 시절의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이겨냈는지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담고 싶었다"고 밝히며, 실제 상사맨들을 만나 취재하고, 박물관에서 소품을 직접 공수할 만큼 정교한 재현에 힘썼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을지로 사무실 거리, 로데오 거리까지 실제 촬영지를 기반으로 한 세트 구현은 "97년의 공기가 그대로 느껴진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장현 작가는 한국인의 '정'에 초점을 맞췄다. IMF라는 절망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그가 그린 인물들은 좌절보다 연대에 더 익숙하다. 서로를 토닥이고 북돋아주며, 실패 앞에서도 다시 손을 내미는 인간적인 온기 속에 '태풍상사'만의 따뜻한 정서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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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 상사맨!" 도파민 터지는 이준호X김민하의 상사 이야기
또한 본격적인 비즈니스 전개가 더해지며 극의 흐름에 속도감과 긴장감을 더했다. 야드·미터 단위 혼동을 역이용해 뒤통수를 친 표상선에 시원한 한 방을 날리고, '두 눈'을 걸고도 포기하지 않은 비디오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장면은 예측을 뛰어넘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특히 악덕 사채업자 류희규(이재균) 앞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고, 손바닥 도장으로 맞불을 놓은 태풍의 '지장 엔딩'은 상사맨의 미친 패기를 완벽히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도파민을 폭발시켰다. 빠르게 바뀌는 변수들 속에서 태풍과 미선이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반전들은 드라마를 경쾌하게 이끌며 인상 깊은 에피소드들을 쌓아가고 있다.
'태풍상사'는 매주 토, 일 밤 9시 10분 tvN에서 방송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