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과보호 없다' 왜 KIA는 김도영 3월 이탈 각오하나…"본인도 욕심 있을 것이다"

by

[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본인도 욕심은 있을 것이다."

KIA 타이거즈는 간판타자 김도영이 내년 3월에 이탈하는 변수를 각오하고 있다.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김도영이 차출될 경우를 고려하고 있는 것.

김도영은 올 시즌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햄스트링을 3번이나 다쳤기 때문. 김도영도 KIA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 변수였다. 나이 20대 초반 어린 선수가 햄스트링을 이렇게 한번에 많이 다치는 경우가 거의 없기도 하다.

이범호 KIA 감독은 김도영이 지난 8월 3번째 햄스트링을 다친 순간을 되돌아보며 "어떠냐고 물어봤을 때 고개를 푹 숙이면서 '생각보다 괜찮은데 좀 안 좋습니다' 하더라. 이야기를 안 나눠봐도 어떤 마음인지 알겠더라"고 했다.

KIA는 김도영이 3번째 햄스트링을 다쳤을 때는 검진 결과가 나오기 앞서 시즌 아웃을 확정했다. 더는 무리하게 뛰게 하지 않고 완벽한 회복에 집중하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김도영은 현재 재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다시 폭발적인 주력을 살릴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우선 과제다. 일각에서는 김도영의 부상 재발을 막고자 뛰는 것을 자제시키며 특별 관리할 것이란 목소리도 있었지만, 그럴 수는 없다. 김도영은 KBO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한 타자다. 발을 묶으려고 하기보다는 다치지 않을 수 있는 훈련법을 찾는 게 먼저다.

김도영은 스프링캠프까지 휴식 없이 쭉 훈련을 이어 간다고 보면 된다. 이 감독은 김도영이 내년 3월 WBC 대표팀에 합류하는 변수까지 고려해 다음 시즌을 구상하고 있다. 과보호할 생각은 없다는 뜻이다.

이 감독은 "(김)도영이는 지금 재활 훈련을 하고 있고, 아마 11월에는 러닝 훈련을 트레이닝 파트에서 시킬 것이다. 그 훈련이 다 끝나고 나면 본인이 또 12월 휴식기에 자기가 훈련 스케줄을 만들어서 또 진행할 것이다. 겨울에 안 쉬고 계속 몸을 만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WBC 대표팀도 생각보다 빠르게 1월 말부터 움직이는 것 같더라. 보통 2월 초면 WBC에 뽑힌 선수들은 소속팀이 아니라 대표팀에서 훈련하기도 한다. 그래서 계속 쉬지 않고 훈련하는 스케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KIA는 김도영이 없는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꼈다. 김도영 한 명이 팀 성적을 좌우하진 않겠지만, 지난해 MVP 타자를 30경기밖에 활용하지 못한 것은 분명 큰 마이너스 요소였다. KIA는 김도영 외에도 여러 선수들의 부상 악재 속에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이었던 KIA이기에 충격은 꽤 컸다.

KIA는 다음 시즌을 생각하면 김도영을 내년 WBC만큼은 안 보낼 수도 있지만, 세계 최고 선수들이 겨루는 가장 큰 대회에 리그 최고 선수를 보내지 않는 것도 도리가 아니라고 봤다. 물론 차출 시점에 김도영의 몸이 건강하다는 전제 아래다.

이 감독은 "도영이가 WBC에 간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판단은 대표팀과 KBO에서 할 것이고,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그냥 안 간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대표팀에 가면 구멍이 나지 않겠나. 올 시즌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MVP를 했던 선수다. WBC는 제일 큰 대회니까 데리고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선 간다고 생각하고 준비하는 게 나도 편해서 그렇게 생각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 이 감독은 "순리대로 우리는 움직이면 된다. 도영이가 지금은 부상 때문에 그렇지만, 8월에 다쳤으니까 내년 3월이면 6개월 정도 흐른 시점이다. 문제없이 잘 치를 수 있을 것이다. 본인도 WBC에 욕심이 있을 것이다. 미국, 일본 등 좋은 팀들과 한번 붙어보고도 싶을 것이다. 안 뽑힐 수도 있는 일이지만, 가능성은 다 열어놓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도영이 다음 시즌에는 반드시 부활할 것이란 믿음도 있다. 1년 사이 최고와 최악을 경험하면서 오히려 더 빠르게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봤다.

이 감독은 "지나간 시간은 계속 생각해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도영이가 지난해에는 최고의 성적을 거뒀고, 올해는 부상 때문에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본인이 준비하면서 방법을 찾아갈 것이다. 본인이 몸을 어떻게 준비를 해 주느냐에 따라서 팀 성적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아마 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내년 시즌에는 완벽에 가깝게 준비해서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