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결국 LG 트윈스가 정규리그 우승팀의 유일한 약점까지 지웠다.
역대 단일리그 한국시리즈에서 정규리그 우승팀의 1,2차전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LG는 1차전서 8대2로승리했고, 2차전에선 13대5로 이겼다. 2경기 합계 21점을 뽑았다.
이는 지난 1991년 해태 타이거즈가 기록한 20점(1차전 9점, 2차전 11점)을 넘어서는 최다득점 신기록이다.
정규리그 우승팀은 3주 이상의 휴식으로 타격감이 떨어져서 시리즈 초반엔 점수를 많이 뽑지 못한다는 그동안의 통계를 완전히 깨버린 것이다.
그동안 정규리그 우승팀은 휴식기 동안 떨어지는 타격감을 한국시리즈 1차전에 맞춰 끌어올리기 위한 많은 노력을 했었다. 상무 등 여러 상대팀을 구해 연습경기를 하기도 했고, 두산의 경우는 일본으로 넘어가 연습경기를 하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잘치긴 쉽지 않았다.
역대 단일리그 한국시리즈에서 정규리그 우승팀이 1,2차전서 합계 10점 이상을 뽑은 경우는 올해까지 35번 중 10번에 불과했다. 2007년 SK 와이번스는 1차전에 무득점에 그쳤고, 2차전에도 3점만 뽑아 1,2차전을 모두 패한 적이 있고, 2013년 삼성도 1차전 2득점, 2차전 1득점으로 모두 진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실전 경기를 치르지 않다보니 실제 투수의 빠른 공에 적응하는게 쉽지 않았다. 연습경기를 치른다고 해도 포스트시즌처럼 전력을 다하지는 않기 때문에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문동주를 내세운 이유도 스피드가 이유 중 하나였다. 류현진과 문동주가 모두 플레이오프 3차전에 등판을 해 한국시리즈 1차전 등판이 가능했지만 류현진에게 하루 더 휴식을 주는 차원도 있었지만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뿌리는 문동주가 아직 빠른 공이 눈에 익지 않은 LG 타자들을 묶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LG는 1차전부터 문동주의 빠른 공에 타이밍을 잘 맞추기 시작하며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2차전에선 1회초 선발 임찬규가 홈런 2방 등 5안타를 맞고 4점을 내주며 출발했지만 2회말에 곧바로 5점을 뽑으며 역전을 하더니 계속 점수를 추가하며 결국 13대5의 대승으로 경기를 끝냈다.
LG 염경엽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타격감을 살리는 것이었다. "2년전 우리도 그랬고, 대부분 1위 팀들이 한국시리즈 1,2차전에 타격이 잘 안됐다. 이번에 1차전부터 타격을 잘하기 위해 코칭스태프와 여러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했었다.
LG 타자들은 모두 160㎞ 이상의 빠른 공을 뿌리는 피칭 머신의 공을 계속 본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주장 박해민은 "타격코치님들이 160㎞가 나오는 기계볼을 준비해주시는 등 많은 준비를 해주셔서 이렇게 1차전부터 좋은 타격을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면서 "모창민 코치님은 그냥 보기만 하라고 하셨는데 우리 타자들은 보지만 않고 진짜 치기도 했다. 그런 선수들의 의욕이 문동주 선수의 공을 공략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라며 1차전부터 좋은 타격을 하기 위한 노력이 모인 결과물임을 말했다.
3,4,5차전엔 한화의 외국인 원투펀치인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에 또한번 문동주가 나선다. 모두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들이다. 1,2차전서 21득점을 한 LG 타자들이 한화가 자랑하는 폰세-와이스마저 깨고 빠르게 우승을 향해 달려갈 것인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