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구세주'가 돌아왔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이동경이 군 복무를 마치고 울산 HD에 복귀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입대, 1년 6개월 동안 김천 상무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한 뒤 29일 울산의 푸른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이동경은 입대 하루 전날까지 '열일'을 했다. 지난해 4월 28일 제주 SK전에서 역전골과 도움을 기록, 울산으 3대2 역전승을 이끌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티켓도 이동경의 선물이었다. 그는 지난해 4월 17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환상적인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뽑아냈다. 울산은 요코하마전을 통해 클럽 월드컵 출전을 확정했다.
이동경은 김천에서도 쉼표가 없었다. 그는 이번 시즌에도 'MVP급'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 기록에서 단연 으뜸이다. 이동경은 현재 K리그1 34경기에 출전해 13득점-11도움을 기록, K리그1 전체 선수들 중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 행진을 생산했다.
지난 5일 친정인 울산과 K리그1 32라운드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K리그 역대 22번째 10득점-10도움 선수에 이름을 새겼다. 더불어 이날 경기로 이동경은 2022시즌 김대원(강원) 이후 3년 만의 국내 선수 중 처음으로 10득점-10도움을 올린 선수가 됐다.
축구전문 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비프로 11' 자료에 따르면 왜 이동경이 K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선수인지 알 수 있다.
득점으로 직접 이어지는 슈팅 지표에서 단연 1위다. 이번 시즌 이동경의 전체 슈팅 시도는 총 115개로 리그 최다일 뿐만 아니라 유효슈팅도 44개로 가장 많이 성공한 선수다. 슈팅뿐만 아니라 상대 페널티 박스를 가장 효율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크로스 시도 257개, 그 중에서 61개를 성공시키며 시도와 성공에서 리그 차트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 외에도 동료에게 직접 슈팅 기회를 만들어 주는 키패스 성공도 71개로 리그 최상단을 꿰차고 있다.
개인 포인트만 빛나는 것이 아니다. 이동경은 이번 시즌 나선 34번의 리그 경기에서 총 11회의 라운드 베스트, 12번의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두 수치 모두 K리그1 소속 선수들 중 최다 기록이다.
압도적 퍼포먼스를 선보인 이동경은 28일 울산의 클럽하우스에서 복귀 상견례를 마쳤다. 29일부터 팀의 공식 훈련을 소화, 울산의 잔류 경쟁에서 천군만마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파이널B의 울산은 생존 경쟁 중이다. 현재 승강 플레이오프를 피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9위에 위치해 있다. 이동경은 "1년 반이라는 기간동안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었다. 잘 하고 왔다. 이제 팀이 가고자하는 방향에 잘 따라가서 최대한 좋은 목표에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프로에 입단 후 이런 순위를 처음 겪어보는 것 같다. 아무래도 팀 분위기에 얼른 잘 흡수돼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팀이 7위로 마무리하는 게 제일 큰 목표"라고 밝혔다.
이동경은 등번호 10번이 각인된 울산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