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비트를 박살내겠습니다!"
JYP엔터테인먼트(JYP)가 일본과 손잡고 선보인 다국적 보이그룹 넥스지(NEXZ). 지난해 5월 한국에서 먼저 데뷔한 뒤, 8월 일본 정식 데뷔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 발을 디딘 넥스지는 짧은 시간 안에 '차세대 K팝 퍼포먼스 그룹'으로 존재감을 키워왔다. 지난 4월에는 미니 2집 '오 리얼리?'로 좋은 반응을 얻은 후, 지난 27일 미니 3집 '비트복서'로 돌아왔다.
최근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넥스지는 새 앨범 '비트복서'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휴이는 "6개월 만에 컴백을 하게 됐다. 지난 활동보다 멋잇고 성장한 모습 보여주고 싶어서 열심히 달려왔다. 무엇보다 컴백을 할 때 도와주신 분들, 오래 기다려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 드리고 싶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비트복서'를 포함, '레거시', '아임 힘', '코스타', '넥스트 투 미' 등 다섯 곡이 수록됐다. 특히 '넥스트 투 미'는 멤버들이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해 넥스지만의 색을 담았다.
토모야는 "이번에는 안무 창작도 하고, 작곡도 하고, 멤버 전원이 작사에 참여했다. 이전엔 주어진 곡을 표현했다면 이번엔 처음부터 우리가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타이틀곡 '비트복서'는 이름 그대로 비트를 '복싱'하듯 강렬하게 때려 부수겠다는 의미다. 소건은 "감사하게도 '퍼포먼스 맛집'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데, 이번 곡이 딱 그런 저희의 정체성에 잘 맞는다"고 자신했다.
이번 곡의 핵심은 역시나 퍼포먼스. 유우는 "제가 그간 한 무대에 보통 하나의 브레이킹 기술만 했었는데, 이번에는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준비했다. 저만 아니라, 멤버들이 다 같이 하는 것도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이번 활동을 통해 얻고 싶은 수식어는 다소 독특하다. 바로 '따봉쥬스'. 소건은 "제가 만든 단어다. '따봉'과 '쥬스'를 합친 건데, 무대를 보고 멋지거나 귀엽다고 느낄 때 팬들이 '오늘 넥스지 따봉쥬스다!'라고 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멤버들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고 했지만, 소건은 "점점 익숙해지게 하겠다"며 "직원분들이 써주기 시작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유쾌한 팀 분위기 속에서, 음악적 성장에 대한 목표도 여전했다. 휴이는 "퍼포먼스를 잘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퍼포먼스 뿐만 아니라, 랩과 보컬도 잘할 수 있게 노력을 해서, 음악방송에서 '라이브 실력도 좋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리고 '퍼포먼스는 역시 최고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바랐다.
'비트복서' 활동을 앞두고 넥스지는 JYP 패밀리십을 다지는 시간도 가졌다. tvN '출장 십오야'에 출연, JYP 아티스트들과 한자리에 모인 것. 박진영(J.Y. Park)부터 2PM, 데이식스,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 있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엔믹스, 니쥬, 킥플립까지 총 11팀, 40명이 참여해 JYP 패밀리의 끈끈한 유대감을 나눴다.
소건은 "JYP 선후배 다 같은 한자리에 모여서 촬영을 한다는 자체가 설레고 감사했다. 긴장하는 마음도 있고, 귀한 기회를 좋은 추억으로 만들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촬영을 즐겁게 잘 한 것 같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쉬는 시간에 선배님 대기실에 놀러가 사진도 찍고 애교도 부렸다. 그 덕분에 더 가까워지고 패밀리 같은 분위기를 느꼈다"며 "저희 자체 콘텐츠에서 스트레이 키즈 선배님 곡으로 만든 안무 영상을 보여드렸는데, 선배님들이 '정말 멋있다'고 칭찬해 주셔서 감동이었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 키즈의 후배라는 부담감에 대해서는 유우가 "부담보다 기대가 크다. 선배님들이 닦아놓은 길을 따라갈 수 있는 게 영광이고, 우리만의 음악으로 사랑받고 싶다"고 전했다.
JYP 내에는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신인 보이그룹이 세 팀 있다. 2021년 데뷔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를 시작으로, 지난해 넥스지, 올해는 킥플립이 합류했다. 데뷔 시기가 가까운 만큼 서로에게 동료이자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토모야 역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킥플립 친구들과는 연습생 때부터 함께한 사이"라며 "같은 세대 신인으로 좋은 자극을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신인 세 팀이지만 각자의 색깔은 뚜렷하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정통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밴드, 킥플립은 청량한 매력의 보이그룹 콘셉트를 맡고 있다. 그중 넥스지는 세 팀 가운데 유일하게 일본 멤버 중심으로 구성된 글로벌팀이다. 실제로 넥스지는 멤버 7명 중 소건을 제외한 전원이 일본 국적이다.
휴이는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리액션이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나올 때, '이제 적응했구나' 싶다"고 웃었고, 세이타는 "JYP 밥이 처음 먹은 한식이었다. 건강한 맛이라 기억에 남는다"며 한국 문화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유키는 "저희 2PM 준호 선배님이 출연하신 드라마 '킹더랜드'를 재밌게 보면서 한국어 공부를 했다"라고 했고, 소건은 "데뷔 오디션 당시 박진영 PD님이 '한국어로 자기소개해 달라' 하셔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며 "그때 이후로 한국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샀다.
JYP와 소니뮤직 재팬이 공동 기획한 '니지 프로젝트 시즌2'를 통해 결성된 넥스지는 일본 현지화 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먼저 데뷔했다. 또 주로 일본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니쥬와는 달리, 넥스지는 한국에서 먼저 데뷔해 국내 활동을 중심으로 팀의 색을 쌓는 중이다. 이에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휴이는 "진짜 저희의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이라면, 저희의 목표이자 꿈인 것 같다. 무대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어느 나라에서 활동하는 것보다는 팬분들과 소통할 수 있고, 그냥 퍼포먼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고 답했다.
요즘 K팝 시장에는 JYP의 넥스지뿐만 아니라, 하이브의 앤팀, SM엔터테인먼트의 NCT 위시 등 일본 현지화 기반의 글로벌 보이그룹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휴이는 "선배님들 보면서 자극을 느끼는 것 같다.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시는 거 보면서 큰 영향을 받는다. 부담이 된다기보다는, 저희만의 길을 가는 게 저희의 목표라, 좋은 음악성과 퍼포먼스를 보여드리려 한다. 물론 부담이 조금은 있겠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저희의 목표다"고 자신했다.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는 데뷔 첫 단독 콘서트도 성료하고, '비트복서' 활동의 포문을 성공적으로 열었다.
토모야는 "퍼포먼스로 한층 레벨업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만, 이번에는 라이브 연습도 많이 했다"며 "감사하게도 '퍼포먼스를 잘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지난 공연들을 하면서 라이브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서 콘서트를 앞두고 멤버들과 연습실에 모여 라이브 무대를 준비했었다. 이제는 퍼포먼스뿐 아니라 라이브 퍼포먼스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퍼포먼스 맛집'이라는 수식어에 만족하지 않고, '따봉쥬스'처럼 새롭고 유쾌한 에너지를 전하려는 소년들. 비트를 박살내겠다는 포부처럼, 넥스지는 지금 또 한 번 '강펀치'를 준비하고 있다. 끝으로 토모야는 "좀 더 넥스지 답고, 넥스지가 할 수 있는 앨범이다"고 했고, 소건은 "비트를 박살 내겠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힘주어 말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