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오프시즌 코치 이동이 역대급 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올 겨울은 KBO리그 10개 구단 코치 이적이 그 어느때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최근 일부 코치들의 이적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눈에 띄는 소식은 전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의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 부임과,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주루 코치 맞교환(?)이다.
키움과의 계약 마지막 해였던 올 시즌 중반, 최하위 성적의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난 홍원기 전 감독의 야인 시간은 길지 않았다.
두산이 김원형 신임 감독을 선임했고, 감독을 보좌할 수석코치 역할로 다년간의 지도자 경력을 갖춘 홍원기 전 감독을 선택했다. 두산은 홍원기 수석코치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두산 출신 지도자 손시헌 QC 코치까지 선임했다. NC 다이노스에서 선수 은퇴 후 코치 생활을 시작한 그는 SSG 랜더스 2군 감독, 1군 수비 코치를 거쳐 친정으로 복귀하게 됐다.
KIA에서 주루코치로 지난해 우승을 일군 조재영 코치는 롯데로 옮기게 됐고, 롯데의 주루코치였던 고영민 코치는 KIA로 이적하는 결과적인 '코치 트레이드'도 성사됐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코치 이동도 '역대급'이다. SSG의 경우, 1군 수비코치를 맡았던 손시헌 코치 외에도 1군 메인 타격코치를 맡았던 강병식 코치가 키움으로 복귀하면서 여러군데 공석이 생겼다. 뿐만 아니라 일부 코치들과는 구단이 재계약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추가 영입에 나섰다. 이중 2군 배터리코치로 포수들을 지도했던 스즈키 후미히로 코치는 타 팀 이적이 확정된 상황이다.
다른 구단들도 마찬가지. 지난해 통합 우승으로 최고의 시간을 보냈지만,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는 전반적으로 코칭스태프 변화의 폭이 적지 않다.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도 코치 구성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 일부 코치가 팀을 떠났고, 기존 멤버 중에서도 이동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이호준 감독의 부임 당시, 코칭스태프 변화가 거의 없이 시작했던 NC 다이노스는 변동성 큰 시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여 이승호 투수코치, 김상훈 배터리코치를 영입했다. 추가로 타팀에서 올 경력직 코치 발표도 앞두고 있는 상황.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 플레이오프까지 불타는 가을을 보낸 삼성 라이온즈 역시 박진만 감독 거취가 결정된 이후 코칭스태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역시 새 인물 영입이 있고, 감독 선임 결과에 따라 추가 이동도 가능할 전망이다.
아직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 코칭스태프 보직을 발표하지 못하는 팀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팀들은 10월 말을 기점으로 코치 이동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 구단 관계자들은 "일부 보직의 경우, 역대급 구인난이라고 할 정도로 좋은 경력직 코치를 찾기가 어렵다. 실력 좋은 코치는 사실상 쟁탈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코치난 속에 '지도자 모셔오기'는 오프시즌 구단들의 큰 숙제가 된지 오래다.
실제 능력을 인정받는 감독, 코치 중 여러가지 이유로 팀을 떠나게되는 경우 여러 구단들이 곧바로 연락해 치열한 구애를 펼치는 사례가 많다. 올 시즌도 유능한 지도자들은 여러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팀을 골라 가는 모양새가 됐다.
한걸음 먼저 움직이고,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구단이 능력자 코치들을 영입할 수 있다. FA 시장보다도 더 흥미로운 코치 이적 시장이 펼쳐지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