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저희로서는 손해 볼 일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 3차전.
2회말 묘한 장면이 나왔다. 한화는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1사 1,2루로 찬스를 잡았다. 이도윤이 친 타구가 유격수 방면으로 높게 떴다. 평범한 유격수 뜬공이 될 상황. LG 유격수 오지환은 낙구 지점을 포착했다.
평범한 뜬공이 될 거라는 생각에 한화 주자는 베이스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인필드플라이가 선언될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심판의 콜은 없었다.
오지환은 공을 놓쳤고, 곧바로 잡은 뒤 2루에 송구했다. 1루 주자를 포스 아웃시켰고, 2루 주자 하주석을 런다운으로 잡아내 병살 처리했다. 이닝이 끝나면서 한화의 흐름이 끊겼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항의를 했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인필드플라이는 오로지 심판의 판단으로 선언된다. 야구 규칙에 따르면 '인필드플라이'를 '무사 또는 1사에 주자 1, 2루 또는 만루일 때 타자가 친 것이 플라이 볼(직선타구 또는 번트한 것이 떠올라 플라이 볼이 된 것은 제외)이 되어 내야수가 평범한 수비로 포구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고 명시돼 있다. 아울러 '심판원은 인필드플라이 규칙을 적용할 때 내야수가 보통의 수비로 처리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며, 잔디선이나 베이스 라인 등을 임의로 경계선으로 설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돼있다.
인필드플라이 선언으로 '갑론을박'이 벌어졌지만, 한화가 7대3으로 승리하면서 큰 논란은 없었다.
김 감독도 경기를 마친 뒤 "들어와서 다시 리플레이 보니까 심판도 결정하기 애매한 위치더라. 오지환 선수가 역시 커리어있는 선수답게 플레이 잘했다고 평가해야 되는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인정했다.
결국에는 심판의 콜을 집중해서 본 오지환의 집중력이 빛났던 순간이 됐다. 오지환은 "어느정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미지 속에 있었다. 시리즈 들어와서 큰 경기니 더욱 중요했던 거 같다. 그런 상황에서 심판의 콜이 나오나 안 나오나를 먼저 확인한다. 체공 시간이 있어서 안 나오는 걸 확인하고 했다"고 설명했다.
오지환은 "2루심과 함께 내가 잡아야 하는 곳이 2루다보니 그 부분을 확인했던 거 같다. 만약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했어도 하주석 선수가 움직였다. 한화에서 항의한다고 해도 안 될 걸 알고 있었다. 다만, 선언을 하지 않아서 문제가 됐던 거 같은데 경기의 일부분이다. 사실 우리가 선취점을 내준 상황에서 그걸 생각 안할 수 없었다. 손해볼 일 없는 플레이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2승 뒤 1패를 오지환은 팀을 향한 확고한 믿음을 보였다. 2023년 우승 당시에도 2승1패로 4차전을 맞이했다. 오지환은 "폰세가 잘 던졌고, 우리가 안타가 많지는 않았지만 수비로 인해 리드할 수 있었다"라며 "여러가지로 괜찮는데 마지막에 바가지 안타가 많이 나온 한화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라며 "지금 나와 오스틴이 안 터지고 있다. 언제 터질까하는 긍정적인 생각이 있다. 2경기에서 3경기 이상을 할 수 있는데 오스틴과 내가 경기를 잡을 수 있는 타격을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