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 2025 K리그1 조기 우승을 확정 지은 전북 현대가 미디어데이를 가진 이날, 전진우(26), 이승우(27)는 인터뷰에 나선 최철순(38)과 홍정호(36)를 향해 이렇게 외쳤다. 앞서 이승우는 인터뷰 말미에 "이 자리를 빌어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올해 선배들이 저희를 잘 챙겨주셔서 이렇게 좋게 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조기 우승 후 어린 선수들과 다 같이 회식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형들이 넉넉하게 지원금을 주셨다. (중고참들이) 돈을 많이 쓸 뻔 했는데 형들 덕분에 덜 쓰게 됐다.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어 "(최)철순이형, (홍)정호형. 덕분에 11월 카드값이 좀 덜 나오게 됐다. 감사하다. 올 한해 정말 많이 고생하셨는데 후배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너무 잘 알게 됐다"며 "선배들의 사랑을 저희가 이어가서 후배들에게 잘 하겠다. 내년, 내후년에도 전북의 전통으로 이어가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이에 대해 홍정호는 "후배들이 '맛있는 것 먹고 싶다'고 해서 쾌척했는데, 그 뒤로 회장님이라고 놀린다"고 웃은 뒤 "후배들이 저렇게 좋아해주고, 너무 좋은 팀 분위기가 만들어져 좋을 따름"이라고 미소 지었다. 최철순은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 종료 시점까지만 해도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전북의 K리그1 우승. 유럽 출신 명장인 거스 포옛 감독 체제로 재정비하고 나선 새 시즌이었지만 구성 면에서 극적인 차이가 없었기에 우승이라는 결과물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5개월 간 26경기 연속 무패(21승5무)를 기록할 때도 내용 면에선 패해도 이상하지 않을 순간에 귀신같이 승점을 쌓아갔다.
전북 구성원 스스로 꼽은 힘은 '달라진 분위기'다. 주장 박진섭의 올 시즌 역할에 대해 "요즘 시대에 이런 리더는 전 세계 어느 팀에서도 찾기 어렵다. 지도자로 이런 리더를 만난 나는 운 좋은 감독"이라고 추켜세운 포옛 감독은 "많이 출전하지 못해도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선수가 중요하다. 이승우가 라커룸에서 그 역할을 잘 해줬다. 일일이 언급할 수 없지만 몇몇 선수들은 주전으로 뛸 자격이 충분함에도 벤치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실전 뿐만 아니라 훈련 때도 최선을 다해 팀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박진섭도 "무패 기간 경기력이 좋지 않은 순간들이 있었는데 게임체인저 역할을 해준 선수들 덕에 이긴 경기가 많았다. 누구나 선발 욕심이 있을 수밖에 없고 힘든 순간이 있었음에도 서로 소통하고 도왔다. 주장으로 그들에게 '큰 힘이 된다,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