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진(20기, SS, 김포)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정종진은 지난 2일 광명스피돔에서 펼쳐진 경륜 개장 31주년 기념 대상경주 특선급 결승에서 라이벌 임채빈(25기, SS, 수성)을 제치고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6월 왕중왕전에서 임채빈을 꺾은 뒤 잇달아 고개를 숙였던 정종진은 짜릿한 설욕에 성공하면서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연말 그랑프리 전초전 성격으로 열린 이번 대상경주. 사흘 간 광명스피돔에는 긴장감이 넘쳤다. 10월 31일 예선에서 정종진이 젖히기, 임채빈이 추입으로 가볍게 통과한 가운데 준결승전에서 첫 맞대결이 성사됐다. 자리잡기는 김태범(25기, S1 서울개인)-석혜윤(28기, S1, 수성)-정종진(20기, SS, 김포)-임채빈(25기, SS, 수성)-공태민(24기, S1, 김포)-손제용(28기, S1, 수성)-황인혁(21기, S1, 대전 개인) 순이었고, 정종진은 바로 선행에 나섰다. 하지만 정종진 뒤에서 힘을 비축하던 임채빈은 정종진을 추주하다 막판 역전에 성공했다. 2위는 정종진, 임채빈을 마크했던 공태민이 무난히 3착을 하며 결승전에 안착했다. 또 한 번 정종진을 앞선 임채빈이 결승에서도 유리한 구도를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결승전은 달랐다. 정종진은 준결승전에서 보여준 모습보다 한층 침착했다. 김포팀 공태민과 김우겸(27기, S1, 김포)을 모두 앞세운 정종진은 김우겸이 타종과 동시에 강하게 치고 나가자 흐름을 조절하며 추입 타이밍을 노렸다. 결국 시종일관 자신을 마크하던 임채빈의 추격을 비교적 여유 있게 따돌리며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정종진은 경기 후 " "6월 왕중왕전 이후 오랜만에 우승해 기쁘고 얼떨떨하다. 저를 포함해 김포팀 3명(정종진, 김우겸, 공태민)이 결승에 진출해 앞선에 자리를 잡고 경주 전개를 주도했다. 그 이후 기회를 잘 포착해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진 것이 우승 포인트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기온이 떨어지고 있지만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훈련 중이다. 항상 팬들의 응원에 감사드리며, 연말 열릴 그랑프리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예상지 경륜박사 박진수 팀장은 "임채빈이 상대전적에서 20승5패로 우위지만, 최근 5경기에선 정종진이 2승(3)을 따내며 호각세다. 그랑프리 맞대결 예측이 쉽지 않아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선발급 결승전에서는 김도완(23기, B1, 경기 개인)이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선행에 나선 심상훈(24기, B1, 경남 개인)을 추주하다 막판 추입으로 제압했다. 이 우승으로 김도완은 특별승급을 확정, 우수급 승격이라는 겹경사를 누렸다. 2위는 김지훈(16기, B1, 인천), 3위는 심상훈에게 돌아갔다. 우수급에서는 김태율(28기, A1, 창원 상남)이 막판 외선 추입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동훈(20기, A1, 동서울)이 2위, 정현수(26기, A1, 신사)가 3위로 뒤를 이었다. 김태율은 지난 9월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고 생애 첫 우수급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