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2군 캠프를 갔었는데 10일 만에 집에 왔습니다."
불과 9개월 전이다. 두산 베어스 우완 유망주 양재훈이 1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을 향한 평가를 180도 뒤집었다.
양재훈은 11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스타디움에서 라이브피칭을 실시했다. 두산은 10월 29일부터 미야자키에 마무리캠프를 차렸다. 오는 21일 귀국한다. 양재훈은 김원형 신임 감독이 눈여겨보는 투수 중 한 명이다.
올초 스프링캠프에선 중도 하차했던 양재훈이다. 양재훈은 2025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66번에 뽑혔다. 2월 2군 전지훈련에 동행했으나 냉혹한 현실을 마주쳤다. 양재훈은 "10일 만에 집에 왔습니다. 구속도 안 나오고 잘 안 되고 그랬다. 특출난 게 없는 선수라는 이야길 들었다"고 돌아봤다.
양재훈은 이천으로 합류했다. 절치부심했다. 양재훈은 "열받았다. 더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양재훈은 퓨처스리그를 6경기 13⅓이닝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했다. 5월 15일 1군 데뷔전을 치렀다. 6월 6일 롯데전에는 1⅔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1군 19경기 23⅓이닝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이번에는 가능성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양재훈은 "무엇보다 1군에서 뛴 것 자체로 영광이다. 결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데 그래도 신인 치고는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 패스트볼도 원하는 대로 잘 안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자체 진단했다.
김원형 감독은 "양재훈에 대해서 다들 기본기는 다 된 선수라고 하더라. 제구력이 괜찮다고 하고 평가가 좋다. 훈련만 제대로 시키면 좋은 투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출난 게 없는 선수'에서 사실상 반년 만에 '기본기는 다 된 선수'가 됐다.
양재훈도 아직은 얼떨떨하다. 양재훈은 "사실 조금 실감이 안 나긴 한다. 그래도 이렇게 마무리캠프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좋다. 내년에는 1군에 더 오래 있고 싶다. 풀타임을 뛰어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게 목표다. 양재훈은 "퓨처스에서 계속 선발 수업을 받았다. 이닝 부담은 크게 없다. 지금은 어떤 보직이든 다 좋다. 그래도 최종족인 목표는 선발투수"라며 꿈을 키웠다.
미야자키(일본)=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