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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현장]이래서 월드클래스구나…'100점'은 아니었던 볼리비아전 수비, 여실히 드러난 KIM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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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완벽한 100점짜리의 모습은 아니었다. 그 아쉬움을 상쇄한 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월드클래스 수비'였다.

14일 홍명보호와 맞대결한 볼리비아. 전반 중반까지 한국의 공세를 버텨내는 과정에서 간간이 역습을 시도하며 유효슈팅 숫자를 늘렸다. 전반 후반에는 한국이 다소 느슨해진 팀을 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11분 손흥민(LA FC)의 프리킥 선제골이 나오기 전까지 위험천만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날 홍명보호는 오랜만에 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7월 동아시안컵부터 9~10월 A매치까지 5경기를 스리백으로 치렀던 홍명보 감독은 이날 김민재와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을 중앙에 배치하고, 이명재 김문환(이상 대전 하나시티즌)을 측면에 배치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활용한 플랜A. 본선에서 만나게 될 '결과를 내야 할 상대'를 만났을 때 수비 안정감을 가져가면서 공격적으로도 힘을 내고자 하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수비라인이 무결점 경기를 펼쳤다고 보긴 어려운 측면이 곳곳에 있었다. 빌드업 과정에서의 백패스, 미스 등 자잘한 문제점들은 볼리비아전에서도 드러났다. 오랜만의 변화와 새로운 조합에 포커스를 맞춘다 해도 안정감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감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김민재의 역할이 빛났다. 빌드업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활로를 개척했고, 수비에서는 막강한 피지컬로 볼리비아 공격진을 눌렀다. 넓은 활동 반경을 바탕으로 측면 수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지난 아시아 예선 과정에서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소속팀 뮌헨이 분데스리가 뿐만 아니라 포칼, 유럽챔피언스리그 등 강행군을 펼치는 과정에서 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휴식 기회를 보장 받지 못했다. 홍 감독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했을 정도. 수비라인의 기둥이 돼야 할 핵심 센터백이 100%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외침이었다. 볼리비아전에서 드러난 전반적인 활약상은 대표팀이 '건강한 김민재'에게 기대했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홍 감독은 경기 후 "수비에서 한, 두 장면에서 어려움이 있었으나 조직력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고 평했다.

다양한 무기가 필요한 본선. 홍 감독은 스리백, 포백 운영 과정에서 1명의 수비수가 더해지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는 "수비 운영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미드필더가 수비라인으로 내려갈 수도, 양 사이드 공격수들이 내려가 숫자를 늘리는 방법이 있다. 다만 본선에서의 수비 숫자는 1명 정도 더 있어야 한다고 본다. 포백에서 파이브백이 될 수도, 스리백에서 포백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변화 과정에서 드러나는 공간을 어떻게 막을지도 고민해봐야 한다"며 "수비에 대한 방법은 선수들이 자기 포지션이 아니더라도 잘 이해하고 있고, 잘 수행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측면 수비 경쟁에 대해선 "김문환은 대표팀에 다소 늦게 합류했지만, 이후 계속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소속팀 경기에서도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오늘 경기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며 "양쪽 측면 수비수 자리는 계속 경쟁을 시키려 하고, 기회를 얻는 선수들이 제 몫을 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합류한 측면 수비수들 모두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구상 속엔 결국 '건강한 김민재'의 활약이 밑바탕이 될 수밖에 없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