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해리 케인의 멀티골을 앞세운 잉글랜드가 2026 북중미월드컵 유럽예선을 전승으로 마무리 했다.
잉글랜드는 17일(한국시각) 알바니아 티라나의 아레나 콤버타레에서 가진 알바니아와의 북중미월드컵 유럽예선 K조 최종전에서 2대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잉글랜드는 8전 8승, 22득점-무실점의 완벽한 성적으로 유럽예선을 마무리 했다.
앞서 7전 7승(승점 21)으로 2위 알바니아(승점 14)와 격차를 벌린 잉글랜드는 이날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 지은 상태였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기존 선발 라인업에서 7명을 교체하면서 실험 및 경쟁에 초점을 맞췄다. 부상으로 그동안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이 모처럼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전반전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알바니아의 수비에 막혀 0-0으로 전반전을 마무리 했다. 투헬 감독은 결국 후반전에 변화를 줬고, 교체 투입된 부카요 사카(아스널)의 코너킥을 해리 케인이 후반 29분 선제골로 연결하면서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케인은 8분 뒤 마커스 래시포드(FC바르셀로나)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멀티골과 팀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승리로 잉글랜드는 이번 북중미월드컵 유럽예선에서 7경기 이상 소화한 팀 중 유일하게 실점하지 않은 팀이라는 명예로운 기록도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잉글랜드는 이번 예선에서 알바니아를 비롯해 세르비아, 라트비아, 안도라와 함께 K조에 편성됐다. 모두 한 수 아래 상대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선전이 예상됐다. 예상대로 잉글랜드는 예선을 전승으로 마무리했을 뿐만 아니라, 모두 무실점으로 장식하는 막강한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기분 좋게 본선행 여정을 마무리 했다. 알바니아는 비록 잉글랜드에 덜미를 잡히긴 했으나, 최종 승점 14를 유지하면서 세르비아(승점 10)를 제치고 K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됐다.
잉글랜드는 이번 북중미월드컵에서 1966년 이후 60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긴 침체기를 겪던 잉글랜드는 2020~2024 유럽선수권대회에서 2회 연속 결승에 진출했으나, 우승에 닿지 못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4강, 2022 카타르월드컵 8강 등 월드컵 역시 우승으로 가는 길목마다 저지 당했다. 결국 지난해 10월 독일 출신 투헬 감독을 선임하면서 스벤-예란 에릭손, 파비오 카펠로 감독 이후 세 번째 외국인 대표팀 지도자 체제로 이번 북중미월드컵에 도전하게 됐다. 예선에서 막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변화에 대한 1차 평가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모양새. 영국 BBC는 '투헬 감독의 전술적 통찰력과 시기 적절한 선수 교체 덕분에 잉글랜드는 인상적인 월드컵 예선을 치렀다'며 '잉글랜드는 최근 메이저 대회마다 번번이 고배를 마셨으며, 투헬 감독의 전임자인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상황에서 실행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투헬 감독의 적절한 변화가 이번 월드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