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KIA는 나에게 워낙 큰 팀이었다. 두산 팬들께서도 이 부분만 조금 양해를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
박찬호(30)가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처음으로 공식 무대에 등장했다. 박찬호는 2014년 KIA 타이거즈에서 데뷔,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획득했다. 18일 두산과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했다. 박찬호는 23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팬페스트 '곰들의 모임'에 참석했다.
박찬호는 행사에 앞서 취재진을 만났다. 12년 동안 뛰었던 KIA를 떠나 새로운 유니폼을 입게 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앞으로는 당연히 두산을 위해 헌신하겠지만 KIA에 대해 애틋한 감정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팬들에게 이해를 부탁했다.
박찬호는 "이의리 김도영 윤도현 등 어린 친구들이 많이 아쉬워했다. (양)현종이 형이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그걸 보고 마음이 되게 그랬다"고 고백했다.
박찬호는 휴대폰을 주섬주섬 꺼냈다. 양현종이 보낸 메시지를 다시 열었다.
박찬호는 "'신인 때부터 빼빼 마른 선수가 의욕만 앞서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시작해서 쫙 왔다. 지금 다시 못 읽을 것 같다"며 울컥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제는 적으로 만나야 한다. 박찬호는 "현종이 형 선발 때 타석에 들어가면 너무 찡할 것 같다. 첫 타석은 못 칠 것 같다. 마음이 이러면 안 되는데 최대한 냉정하게 해보겠다"고 의지를 다잡았다.
광주 챔피언스필드 첫 경기도 걱정이다.
박찬호는 "차라리 침묵이었으면 좋겠다. 박수가 나오면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 그만큼 정이 많이 들었다. 나의 20대 전부를 함께한 팀이다. 아이들도 다 광주에서 낳았다. 나에게 너무 큰 팀이다. 너무 감사하고 과분한 사랑 많이 받았다. 그동안 받은 사랑 절대 잊지 않고 항상 가슴에 새기고 선수 생활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서 "그런 부분은 두산 팬들이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는 두산에 최선을 다하고 몸을 아끼지 않을테니 지난 감정들은 이해를 해주십쇼"라며 재차 양해를 구했다.
두산에서도 역시 우승이 목표다.
박찬호는 "오직 우승 밖에 없다. '허슬두'를 되찾기 위해 앞장서서 열심히 해보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박찬호는 두산이 올해 9위에 그쳤지만 얼마든지 반등이 가능하다고 봤다.
박찬호는 "안 될 것 없다. 초반에 흔들려서 그렇지 후반으로 갈수록 어린 선수들이 활약했다. 미래가 밝았다. 해가 갈수록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양)의지 선배 계실때 해야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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