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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등번호 보상가방' 계약 규모 떴다 → 1000만원짜리 사줄거냐! 아내에게 혼나.. 그래서 시원하게 가격 상한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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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아니야.. 교훈이 그런 친구 아니야."

두산 베어스 박찬호가 '등번호 7번' 보상으로 명품 가방을 약속했다. 이교훈이 7번을 양보했다. 그런데 박찬호는 아내에게 혼이 났다고 한다. 명품 가방 가격이 워낙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200만원 대부터 1000만원 이상까지 종잡을 수 없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1000만원 짜리를 요구하면 어쩔 거냐고 아내가 걱정한 것이다. 박찬호는 이교훈이 '그런 친구'가 아니라고 감쌌다.

박찬호는 이참에 확실하게 가격대를 정해줬다. 300만원 초반에서 결정하자고 시원하게 말을 꺼냈다. 이로써 이교훈은 오히려 편안해졌다.

박찬호는 23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팬페스트 '곰들의 모임'에 참가했다. 박찬호가 두산 유니폼을 입고 참석한 첫 번째 공식 행사다. 박찬호는 지난 18일 두산과 FA 계약을 체결했다. KIA를 떠나 두산 선수가 됐다. 박찬호는 팀을 옮기면서 등번호를 1번에서 7번으로 바꾸게 된 일화를 소개했다.

박찬호는 처음에는 1번을 희망했다. 두산 1번은 박치국이었다.

박찬호는 "내가 그래도 야구를 잘했다고 했던 기간이 10년 중에 4년 정도인데 그 4년을 1번을 달았다. 그래서 1번에 애착이 많이 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1번은 박치국에게도 소중했다. 박치국은 마침 2026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다.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이 될 수 있는데 괜히 등번호를 바꾸기 찝찝하다.

박찬호에 따르면 박치국도 처음에는 흔쾌히 양보했다.

박찬호는 "드려야죠 하더라. 그래서 진짜 그래도 되느냐고 물었다. 사실 별 기대 없이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준다고 해서 고마웠다. 합당한 선물을 주겠다고 했다. 혹시나 마음이 바뀌면 다시 전화하라고 했다"고 돌아봤다.

3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전화벨이 다시 울렸다. 박찬호는 "죄송합니다. 못 바꿀 것 같아요 이러더라"며 웃었다. 박찬호는 "그래 예상했어. 나한테 미안할 필요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FA를 치른 박찬호는 박치국 입장을 잘 이해했다. 박찬호는 "너무 중요한 해를 앞두고 있지 않나. 굳이 무리해서 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차선책이 7번이었다. 이교훈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하기로 했다.

그런데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있었다.

박찬호는 "와이프한테 혼났다. 명품 가방이 기준이 어디냐고 했다. 사실상 1000만원이 넘는 가방도 있다. 그런 걸 달라고 하면 어떡할래 이러더라. 교훈이 그런 친구 아니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박찬호는 이참에 상한선을 딱 알려줬다. 박찬호는 "교훈아! 300만원 초반에서 해결하자"라고 화끈하게 제안했다. 이교훈도 어느 선에서 요구해야 할지 고민이 컸을텐데 박찬호가 명확하게 정해준 덕분에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게 됐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