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축구는 과학으로 담아내기 힘든 스포츠로 여겨졌다. '옛날 이야기'다. 그라운드에는 이미 '데이터 시대가 도래했다. 선수들 몸에 센서를 붙여 체력과 컨디션을 분석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훈련장에는 드론이 날아다닌다. 선수 개개인의 속도와 패스, 선수들간의 간격까지 움직임을 파악해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전술에 활용된다.
각종 스마트 기기 덕에 1분에 1만개 이상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운동 능력, 활동폭, 스프린트, 회복 속도, 부상 위험도 등 넘쳐나는 데이터가 '코치'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그라운드 위 모든 움직임이 데이터로 기록되고 있지만, 이 방대한 양을 통해 실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전술적 의도'를 읽어내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그 문이 팬들에게 열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서울시립대학교와 함께 K리그 공식 경기 데이터를 활용한 '2025 K리그-서울시립대 온라인 AI 경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일반 팬들에게 K리그 경기 데이터를 개방해 축구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하고, 축구 데이터 분석 분야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데이터 기반의 선수 평가와 전술 분석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하는 목적도 있다.
대회는 지난 24일부터 2026년 1월 12일까지 7주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총 두 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두 부문 모두 K리그 공식 경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패스·슈팅·태클 등 이벤트, 볼·선수 위치 등 좌표 데이터와 함께 시간 정보 등이 제공된다. 첫 번째 부문은 'AI 알고리즘 개발 과제'다. 예측 정확도, 모델 안정성, 설명 가능성 등 실제 K리그 공격 전개 과정이 담긴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지막 패스 도달 위치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구성해 정확도를 겨룬다. 두 번째 부문은 'AI 서비스 개발'이다. '팬을 위한 실시간 전술 해설 보조 AI'나 'AI 기반 히트맵 분석 서비스'처럼 경기 데이터를 활용한 획기적인 AI 모델을 설계하는 아이디어를 다툰다. 아이디어의 혁신성, 실현 가능성, 팬 경험 기여도, 디자인 등을 평가한다.
우승 상금은 600만원이며, 최우수 수상작은 향후 K리그 TSG(기술연구그룹) 콘텐츠를 통해 일반 팬들에게도 소개될 예정이다. 대회는 개인 또는 팀(최대 5명)으로 참가할 수 있다. 동일인의 개인, 팀 중복 참가는 불가하다. 참가 신청은 인공지능 경진대회 플랫폼 '데이콘'을 통해 할 수 있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데이터 분석의 진정한 통찰은 숙련된 선수처럼 경기 상황을 이해하고 다음 수를 예측해야 하는 고차원적인 문제다. 이번 대회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며 "팬들이 K리그 경기 데이터 분석과 창작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리그가 지향하는 '데이터 리그'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K리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대학, 개발자와의 협력을 강화해 축구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대회에서 도출되는 우수 알고리즘과 서비스 아이디어를 향후 리그 전력 분석, 팬 경험 개선,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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