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최원준도 A등급 반란 일으키나.
도저히 예측 불가다. '미쳤다'고 해도 구단들은 말할 자격이 없다. "선수들 몸값이 터무니 없다"고 하소연해놓고, 자기들이 스스로 선수들 몸값을 올리고 있다.
27일 두산 베어스가 이영하 계약을 발표했다. 4년 총액 52억원. 타자 최원준의 KT 위즈 48억원 계약으로 판이 술렁였는데, 이영하의 상상 이상 몸값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유는 하나다. 과열이다. 감독들은 잡아달라 아우성이다. 그러니 욕심이 난다. '치킨 게임'을 하는 꼴이다.
투수는 귀하다. 이영하같이 선발, 불펜 다 되는 스타일의 선수는 현장 감독들이 특히 더 좋아한다. 감독들이야 있으면 좋으니, 몸값 생각하지 않고 잡아달라고 하는 게 당연하다. 구단들이 그 적정선을 지켜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이영하가 두산 품에 안겼다. 마운드 보강을 원하던 다른 팀들은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면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이영하 영입에 도전했다는 건, 투수 보강을 위한 실탄이 마련돼있다는 의미다.
현재 시장에 남은 자원은 최원준, 김태훈, 조상우, 김범수, 이승현, 김상수, 양현종이 있다. 이중 다음 우선 순위 관심 투수로는 최원준이 꼽힌다. 김태훈, 조상우, 김범수 등은 전형적인 1이닝 불펜이다. 최원준은 이영하와 비슷하다. 선발, 불펜 다 된다. 전성기 시절 구위도 좋았다. 사이드암 강속구 피처라 희소성도 있다. 워크에식도 좋다. 최근 3년 부진이 아쉬웠지만 이영하를 놓친 팀들이 충분히 대안으로 관심을 가질만한 선수다.
문제는 등급이다. 이영하는 FA B등급이었고, 최원준은 A등급. A등급은 보상 출혈이 더 크다. 보호 선수를 20명밖에 지명 못하는 게 데려가려는 구단에서는 큰 부담이고, 이게 선수에게는 치명타다.
하지만 올해 시장에서는 이 변수들이 큰 의미가 없다. 타자 최원준도 A등급 약점을 뚫고 KT와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20명 보호 선수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나갈 수 있는 선수 명단이 그렇게 치명적이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그 팀들이 최원준에게 관심을 돌릴 수 있다. 2020년 10승, 2021년 12승, 2022년 8승을 한 가닥이 있다. 전체 커리어 성적으로는 이영하보다 나으면 낫지 부족하지 않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