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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김건희에 로저비비에 선물한 김기현 부인 내달 5일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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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국힘 당대표 선거 지원 대가 의심
김건희 '수사 무마' 청탁 의혹도 겨냥…내란특검서 곧 자료 확보
활동 종료 해병특검이 규명 못 한 '구명로비 의혹'도 계속 수사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이의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다음 주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의 배우자 이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씨를 다음 달 5일 오전 10시에 소환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김 의원이 당선된 후 김 여사에게 시가 260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전달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통일교 신도 2천400여명을 입당시켜 김 의원을 당 대표로 밀었고, 그 대가로 통일교 측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고 본다.
이런 내용은 지난 7일 정당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된 김 여사의 공소장에 적시됐다.
김 의원은 배우자가 김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선물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회적 예의 차원이었을 뿐,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씨에 대한 조사 내용을 토대로 김 의원의 조사 필요성도 검토할 방침이다.

김 특검보는 아울러 최근 불거진 김 여사의 '수사무마 청탁 의혹'이 김건희특검팀 수사 대상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면서 필요한 자료를 신속히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의혹은 김 여사가 작년 5월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 '김혜경·김정숙 여사의 수사는 왜 진행이 잘 안되나'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 자신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달라고 청탁했다는 내용이다.
박 전 장관이 그 무렵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이던 서울중앙지검 지휘라인을 교체한 배경에 이런 청탁이 있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 메시지 내용을 처음 파악한 조은석 내란특검팀은 박 전 장관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김건희특검팀은 김 여사의 청탁 정황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을 명시한 제2조 1항 12호, 14호, 15호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12호는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의 지위나 대통령실 자원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의혹 사건을 가리킨다. 14호는 공무원이 수사를 고의로 지연·은폐하거나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 15호는 윤 전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이 수사나 조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다.
김건희특검은 조만간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방식으로 내란특검팀으로부터 문제의 메시지를 포함한 자료를 받아볼 것으로 보인다.

김 특검보는 아울러 이날 수사를 종료한 이명현 해병특검이 규명하지 못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여전히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의혹은 임 전 사단장이 채수근 상병 사망과 관련한 지휘 책임으로 수사 대상이 되자 여러 경로로 '윗선'에 자신을 혐의자에서 빼달라고 청탁했다는 내용이다.
김 여사의 측근인 이 전 대표가 2023년 8월 9일 '멋쟁해병' 단체 대화방 참가자였던 김규현 변호사에게 "내가 VIP에게 얘기하겠다"며 임 전 사단장의 사퇴를 만류했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 전 대표를 통해 김 여사에게까지 구명 청탁이 전달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하지만 해병특검은 이 전 대표가 실제 김 여사에게 구명 로비를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채 수사를 종료했다.
김건희특검 역시 수사 대상에 해당 구명로비 의혹이 포함된 만큼 수사 기한인 내달 28일까지 이 전 대표에 대한 수사를 놓지 않을 방침이다.
한편 특검팀은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전 코스닥 상장사인 DHX컴퍼니를 압수수색했다.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양남희 웰바이오텍 회장의 범행을 도운 관련자 3명의 주거지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특검팀은 최근 구속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포 이모씨에 대한 피의자 신문조서를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 재판에 증거로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주가조작의 1차 작전 시기 주포이자 김 여사의 증권사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를 불기소 처분했으나 사건을 넘겨받은 특검은 이씨가 차명 계좌로 주가조작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해 재수사에 착수했다. 최근 김 여사 재판에서 이씨와 김 여사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이 공개돼 주목받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달 17일 압수수색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34일 만인 지난 20일 충청북도 충주시에 있는 국도변 휴게소 근처에서 체포됐고 지난 22일 구속됐다.
youngle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