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말은 진리였다. 제 아무리 최강의 실력을 지닌 선수라도 패배할 수 있는 게 프로의 세계다.
잠깐의 방심 또는 순간적인 컨디션 난조 등으로 빈틈을 허용하는 순간, 여지없이 치명타가 들어온다. '당구여제' 김가영(하나카드)도 그렇게 당했다. 여자프로당구 LPBA의 '최강자' 김가영이 무려 약 1년 4개월만에 64강에서 패배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김가영은 30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5~2026시즌 8차투어 '하림 PBA-LPBA 챔피언십' LPBA 64강에서 김한길에게 18대19(27이닝)로 졌다. 김가영이 64강에서 탈락한 건 2024~2025시즌 2차투어(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 정수빈에게 진 이후 15개 대회만의 일이다. 기간으로는 약 1년 4개월 만이다.
김가영은 경기 초반에 순조롭게 앞서나갔다. 5-1로 앞서던 10이닝부터 1-1-3-2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13-6을 만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가영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그 누구도 이변을 예상하지 못하던 때다.
그러나 오직 한 사람만은 반전을 믿고 있었다. 바로 김한길이었다. 7점차 열세에도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김가영에게 따라붙었다. 김가영이 14이닝부터 23이닝까지 10이닝 동안 4점을 추가하는 동안 7득점하며 13-17로 따라붙었다.
이어 24이닝 때부터 2점-3점-1점을 연달아 득점하며 결국 19-17로 전세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김가영은 뒤늦게 27이닝 째 1득점하며 18-19를 만들었지만, 거기까지였다. 후속 득점에 실패하며 패배가 확정됐다.
이번 시즌 3회 우승으로 시즌 랭킹 1위에 올라있는 김가영은 5차투어(크라운해태 챔피언십) 우승 이후 6차투어(휴온스 챔피언십)에선 16강, 7차투어(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선 32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번 대회에선 첫 경기에서 탈락하며 시즌 랭킹 1위 자리도 내줄 위기에 처했다.
김가영 외에도 LPBA 강호들도 대거 64강에서 패배했다. 정수빈(NH농협카드)은 최보람을 상대로 19-19(24이닝) 동률을 기록했지만, 하이런에서 3-5로 밀려 패배했다. 김상아(하림)는 강유진을 상대로 7-25(18이닝)로 완패했다. 사카이 아야코(일본·하나카드)는 이지연2에 19-24(24이닝)로, 김진아(하나카드)는 박정현(하림)에 14-21(27이닝)로 패배해 대회 일정을 마감했다.
김가영을 제외한 이번 시즌 챔피언들은 32강에 올랐다.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는 김혜정을 상대로 25대13(23이닝)로 승리했다. 7이닝까지 공타 없이 18-1로 크게 앞서간 스롱은 이후 주춤했지만, 경기 초반 벌려 놓은 격차를 앞세워 승리했다. 직전 투어 우승자 이미래(하이원리조트)는 팀동료 전지우를 25대14로 제압했다. 김민아(NH농협카드)도 이다정을 상대로 17대14(27이닝)로 승리했다.
이밖에 김보미(NH농협카드) 히다 오리에(일본·SK렌터카) 김예은 최혜미(이상 웰컴저축은행) 임경진(하이원리조트) 차유람 김세연 이신영(이상 휴온스) 강지은(SK렌터카) 임정숙 백민주(이상 크라운해태) 한지은(에스와이) 김민영(우리금융캐피탈) 등도 32강 대열에 합류했다.
대회 3일차인 12월1일에는 오후 12시30분 대회 개막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회 일정에 돌입한다. 개막식 이후 오후 1시부터 PBA 128강이 다섯 차례 나눠 진행되며, 오후 3시30분과 오후 8시30분에는 LPBA 32강전이 함께 진행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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