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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선 표현준(무진성)이 PMP 출시를 앞둔 외국 기업과 손을 잡고 다본테크 냉각팬 특허를 경매로 빼앗으려던 음모가 드러났다. 이에 다본테크와 태풍상사는 해당 기술을 모두에게 공개하는 상생의 결단을 내렸다. 강태풍(이준호)은 3,000만원에 공장을 낙찰 받아 다본테크 가압류를 풀었다. 표현준은 계획이 무산돼 가계약한 무역상선 대금 지급에 차질을 빚자, 표상선 건물 담보 대출과 태풍상사 폐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태풍은 다시 한번 '아스팔트 사나이'가 돼 표박호(김상호)를 구해냈고, 차용증을 돌려받은 그는 사장 자리로 복귀해 잘못 키운 아들을 배임, 횡령, 금융 거래 조작, 방화 혐의로 경찰에 고발, 긴급 체포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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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상사 밖의 사람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아름다운 열매를 맺었다. 왕남모(김민석)는 오미호(권한솔)와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렸고, 정정미(김지영)는 미선이네와 한가족이 되어 오범(권은성)을 따뜻하게 품었다. 긴 어둠을 지나 위기의 시대를 견뎌낸 이들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새로운 내일을 향해 힘차게 걸어 나갔다. IMF를 살아낸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뜨겁게 되살린 '태풍상사'는 그렇게 사람이라는 꽃밭 안에서 가장 단단한 열매를 맺으며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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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지냈던 90년대의 온기와 낭만
특히 드라마 전반에 등장했던 '꽃'은 그 시절을 채운 소박한 낭만을 가장 따뜻하게 비춰주는 장치였다. 원예학과 출신 태풍이 정성 들여 접목해 키우던 '강장미'를 비롯해, 정미와 미선에게 쥐어진 '강한 꽃' 코스모스, 삽다리물류 최사장(이도경)과 퇴직한 을녀에게 전해진 프리지아는 작은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담고 있었다. 야반도주한 친구 윤성(양병열)을 다시 만났을 때 태풍이 건넨 거베라는 열정과 부를 상징했고, 태국에서 미선에게 준 릴라와디는 '당신을 만난 건 행운입니다'라는 메시지를 품고 있었다. 여기에 백합은 명관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았다. SNS도 없던 시절, 마음을 표현하는 가장 따뜻한 방식이었던 이 꽃들처럼 '태풍상사'는 잊고 지냈던 90년대의 낭만을 섬세하게 되살려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인류애·가족애·동료애·우정까지
누구도 완벽하지 않았지만 서로를 붙들어 일으킨 순간 속에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속에 담긴 의미가 현실로 피어났다. 잘 알지도 못한 슈박 사장 박윤철(진선규)이 목숨마저 잃을 위기에 처하자 내 일처럼 끝까지 도운 태풍과 정차란(김혜은), 야반도주한 친구 윤성에게 가진 것을 모두 털어 쥐여준 태풍, 그리고 첫 월급으로 가장 먼저 은혜를 갚으러 돌아온 윤성 등 이들의 연결은 피가 닿지 않아도 가족이 되는 공동체의 힘을 보여줬다. "너 있는 곳이 우리 집"이라며 아들을 따스하게 안아준 정미, 기억을 잃어가도 가족을 향한 사랑만큼은 잃지 않았던 염분이(김영옥) 할머니, 언니의 대학 진학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흔들림 없이 곁을 지킨 미호와 누나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제 일처럼 앞장서는 막내 범이, 그런 동생들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내일을 함께 버텨낸 미선 역시 그 시대의 단단한 연대를 상징했다. 태풍상사 직원들도 실패와 상처를 나누며 '원팀'으로 거듭났고, 태풍은 "나의 꽃이, 나의 햇살이, 나의 빗물이, 나의 바람이 모두 여기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다시 찾아올 어둠 앞에서도 "나의 사람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서로를 지켜주고 빛나게 하고 끝내 함께 살아낸 이들은, 진정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