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가수 지드래곤이 '2025 마마 어워즈'에서 예정돼 있던 무대 구성을 전면 수정해 고 홍콩 참사 희생자들을 향한 애도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며 진정성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지난달 29일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마마 어워즈'에서 지드래곤은 '드라마(Drama)'와 '하트브레이커(Heartbreaker)' 무대를 소화한 뒤, 당초 계획과 달리 '무제(無題)'를 무대에 올렸다.
특히 공연 하루 전 홍콩 타이포 웡 푹 코트 고층 아파트 화재 참사 소식을 접하고, 예정된 화려한 구성 대신 고요하고 절제된 헌사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서 이번 무대의 의미를 더 깊게 만들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대형 시상식에서 예정된 구성을 바꾸는 일은 이례적으로, 어려운 여건에도 지드래곤이 상황을 고려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지드래곤은 이날 올블랙 의상에 검은 리본을 달고 등장해 화려한 퍼포먼스나 장치를 모두 덜어낸 채 '무제'를 선택했다. 짧은 준비 기간에도 희생자와 유가족, 충격 속에 놓인 홍콩 시민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을 중심에 둔 것으로 읽힌다. 실제 담담하지만 묵직한 무드는 현장에서 조용한 울림을 남긴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지드래곤은 참사 복구와 구조요원 지원을 위해 100만 홍콩달러(약 1억 8800만 원)를 현지 지원 기금에 기부하기도 했다. 이는 시상식에 앞서 홍콩 참사 지원에 먼저 나선 것으로, 일관된 진정성으로 눈길을 끈다.
이날 지드래곤은 ▲올해의 가수상(Artist of the Year) ▲남자 가수상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남자 솔로 ▲팬스초이스 남자 톱10까지 총 4관왕에 올랐다. 무대 구성 변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무엇보다 '올해의 가수상' 시상자로 오른 홍콩 배우 주윤발과의 재회는 이날을 더욱 특별하게 했다. 10년 전 빅뱅에게 상을 건넸던 인연을 떠올린 주윤발은 "오랫동안 기다렸다. 기다리느라 머리가 하얘졌다"며 지드래곤을 따뜻하게 맞이해 현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수상 소감에서 지드래곤은 "슬픈 소식을 접한 홍콩 시민분들께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날"이라며 "MAMA 30주년에 제가 영원한 우상으로 생각해온 주윤발 형님에게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내년은 빅뱅 20주년이다. 그때는 혼자가 아니라 멤버들과 함께 찾아오겠다"고 전했다.
지드래곤은 12월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지드래곤 2025 월드투어 [위버맨쉬]' 서울 앙코르 공연을 앞두고 있다. 홍콩에서의 무대 이후, 한국에서 어떤 메시지와 퍼포먼스로 대미를 장식할지 관심이 쏠린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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