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한국을 대표하는 많은 유럽파들이 강등 위기에 직면했다.
가장 심각한 선수는 황희찬이다. 황희찬의 울버햄튼은 3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에서 0대1로 패배했다.
울버햄튼은 빌라와 비등비등하게 싸웠지만 결국엔 패배했다. 선발에서 밀려난 황희찬은 벤치에서 출전을 준비했지만 교체로도 경기장을 밟지 못했다. 리그 개막 후 13경기 무승이라는 충격적인 현실을 마주한 황희찬이다. 울버햄튼의 승점은 겨우 2점이다. 강등권을 탈출권인 17위와의 격차가 벌써 승점 9점으로 벌어졌다. 중하위권과의 격차는 더욱 커지면서 울버햄튼은 이미 2부 강등을 준비하는 팀처럼 보인다.황희찬의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 시즌 극도로 부진했던 황희찬은 이번 시즌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점점 벤치 신세만 굳어지는 모양새다. 팀도 강등권이며 출전 시간은 극도로 제한적이다. 이대로면 월드컵에 갈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다. 홍명보 대한민국 감독은 소속팀에서의 출전 시간을 선수들에게 강조한 바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위기에 빠진 한국 선수가 있다. 이재성이다. 이재성의 마인츠는 1일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유로파-파크 스타디온에서 열린 SC 프라이부르크와의 2025~202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2라운드에서 0대4로 패배했다. 이번 패배로 마인츠는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마인츠는 울버햄튼보다는 낫지만 상황이 심각한 건 매한가지다. 12경기에서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하면서 최하위로 추락했다. 아직 강등권 경쟁팀들과의 격차가 크지는 않지만 빠르게 반등하지 못한다면 이대로 2부 강등열차를 탈 수 있다. 이재성은 출전 시간은 잘 확보하고 있지만 공격 포인트 생산성이 근래 들어서 제일 나쁘다. 팀 성적이 나빠진 영향이다. 홍명보호에서 제일 핵심적인 선수이기 때문에 이재성의 경기력이 마인츠 상황에 악영향을 받는 건 절대로 좋은 소식이 아니다.
한국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도 강등 위기에 빠진 한국 선수가 둘이나 있다. 먼저 토트넘에서 손흥민 후계자로 영입한 양민혁이다. 이번 시즌 출전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 포츠머스 임대를 떠난 양민혁의 상황은 다시 나빠지고 있다.지난 29일 포츠머스는 영국 포츠머스 프레튼 파크에서 열린 브리스톨 시티와의 2025~2026시즌 리그 18라운드에서 0대1로 패배했다. 이번 패배로 포츠머스도 강등될 수 있는 22위로 떨어졌다.
황희찬과 다르게, 양민혁과 포츠머스에는 그래도 강등권 탈출의 희망이 있다. 다음 라운드에서 승리하기만 해도 19위까지 껑충 뛰어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에 있는 팀들과의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분위기를 얼마나 빠르게 반전하는지가 중요하다.
문제는 양민혁의 출전 시간이다. 10월에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던 양민혁은 11월이 되자 다시 벤치로 강등됐다. 최근 5경기 연속 선발 실패에 출전 시간은 32분밖에 되지 않는다.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떠난 임대인데 강등팀의 현실만 또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식이라면 겨울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임대를 알아보는 게 좋을 것이다. 스완지 시티의 엄지성도 양민혁이랑 상황이 비슷하다. 스완지 시티는 포츠머스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 앞서서 2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6경기 동안 1무 5패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강등권에 휘말렸다. 그래도 엄지성은 출전 기회를 양민혁에 비해서는 잘 받고 있는 편이지만 절대적인 공격 포인트가 많이 부족하다. 스완지가 깨어나기 위해선 엄지성도 살아나야 한다.
월드컵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건 절대로 좋은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