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대구의 왕'도 2부리그 강등을 막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팬들에게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과 함께 승격을 약속했다.
대구는 30일 대구iM뱅크PARK에서 열린 FC안양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종전서 2대2로 비겼다. 무승부와 함께 2025시즌을 7승13무18패(승점 34), 최종 12위로 마무리한 대구는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경기 후 팬들 앞에 섰던 대구 에이스 세징야는 아쉬움과 슬픔이 공존하는 목소리로 팬들에게 감사함을 말했다. 쏟아질 것 같은 눈물을 겨우 참아내며 말을 마쳤다. 취재진 앞에 선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 눈시울이 붉어진 채 라커룸에서 나와 등장한 세징야는 "너무 슬픈 날이다. 10년 동안 대구 유니폼을 입고 9년의 K리그1, 1년의 K리그2를 뛰었다. 이런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뭐가 부족했고, 뭘 더 잘했어야 하는지를 많이 생각했다. 부족한 부분들이 더 생각나며 아쉬움이 남는 그런 날이었다"고 했다.
다른 대구 선수들도 결연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세징야는 더 남달랐다.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이번 최종전을 앞두고 극적으로 훈련에 복귀해 경기에 출전할 몸 상태를 만들었다. 직전 37라운드 제주전까지 러닝조차 하지 못했던 선수가 일주일 만에 돌아왔다. 교체로 경기장에 나섰다. 세징야는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다만 오늘 경기에서는 영웅이 되기보다는 동료들한테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 100%는 아니지만, 100%처럼 뛰려고 노력했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경기를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들,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부분이 있었기에 아쉽고 힘든 경기였다"고 했다.
K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지만, 고독하기보다는 팀의 중요성을 더 느낀 한 해였다. 세징야는 개인이 아닌 모두가 함께 하는 축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축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다른 선수들과 조화를 맞추면서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더 강한 팀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런 부분을 챙길 수 있다면 지금까지 수상한 트로피하고 바꿔도 하나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세징야는 팬들에게 한 약속을 지킬 계획이다. 대구와 여전히 계약 기간이 남았음을 강조하며, 2026시즌 목표를 다시 마음에 새겼다. 그는 "대구와의 계약이 남아 있다. '우리가 바로 승격할 수 있다'는 목표를 갖고 돌아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