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겸 감독 하정우가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정우는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이 영화는 단순한 '섹스 코미디'가 아니다"라며 "연출자로서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을 먹고 작업했다"라고 했다.
3일 개봉하는 영화 '윗집 사람들'은 매일 밤 섹다른 층간소음으로 인해 윗집 부부(하정우·이하늬)와 아랫집 부부(공효진·김동욱)가 함께 하룻밤 식사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로, 하정우가 '롤러코스터', '허삼관', '로비'에 이어 네 번째 연출을 맡았다. 그는 연출과 함께 아랫집 부부에게 이색적인 제안을 하러 온 윗집 남편 김 선생을 연기했다.
'윗집 사람들'은 스페인 영화 '센티멘탈'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하정우는 영화 연출 계기에 대해 "원작을 재밌게 봤고, 굉장히 따뜻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여기서 각색을 잘하면, 재밌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또 원작에 나오는 인물들이 다 너무 사랑스럽더라. 원작이 저희 영화보다 좀 더 순화되고 담백한 맛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정우는 '로비'에 이어 '윗집 사람들'까지 올해 연달아 연출작을 선보였다. 그는 "공개를 한 게 아니라, 공개를 당한 것"이라며 "각 투자배급사마다 계획이 있기 때문에, 결정을 믿고 따른 거다. 다만 연출자로선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 한 해 두 편을 8개월 간격으로 내놓는 것 자체가 일반 관객들에게 피로도를 줄 수 있는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또 과감히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를 선보이게 된 점에 대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연출자로서 가장 올바른 선택을 한 것 같다. 비즈니스 적인 면에선 흥행을 어느 정도 고려해서 타협을 해야 했지만, 순수한 연출자의 입장으로선 끝까지 가보고 싶었다. 어찌 보면 순진한 마음"이라며 "영화에 대한 편견은 개봉하고 나면 점점 분위기가 더 나아질 것 같다. 저는 이 영화가 단순히 '섹스 코미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작에서 전하고자 하는 관계 회복 메시지와 드라마 자체가 너무 좋았다. 이걸 최대한 코미디스럽고 캐릭터적인 요소들을 확장시켜서 드라마로 완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배급사에서도 오래전부터 연말에 개봉해야 한다고 못을 박고 준비한 게 그 지점 때문에 아닌가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롤러코스터', '허삼관', '로비'에는 많은 인물들이 나오고,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앞섰다"며 "'윗집 사람들'을 찍고 나서 뒤늦게 욕심을 부렸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걸 차근차근 줄여보자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덧붙였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