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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600만 관람객 시대 여나…누적 관람 1억명 돌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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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1월 관람객 581만4천명…1945년 12월 개관 이래 역대 최다
'케데헌' 인기에 '뮷즈' 열풍까지…"세계 5위권 박물관 자리 잡아"
지역 박물관 합하면 3년 연속 1천만명대…유홍준 "미래 100년 준비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올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처음으로 6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11월 30일 기준 연간 관람객이 581만4천265명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최근 관람 추세라면 이르면 다음 주에 6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관람객이 600만명을 달성하는 건 1945년 12월 3일 박물관(당시 국립박물관) 개관 이후 처음이다. 국립박물관 80년 역사상 역대 최다 관람객 수치다.
개관 이후 올해까지 약 80년간 누적 관람객은 1억66만9천308명으로, 1억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큰 가운데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와 박물관 문화상품 '뮷즈' 열풍 등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박물관 측은 "지난 80년 동안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현재 관람객 규모를 달성했고, 세계 5위권의 박물관으로 자리 잡았다"며 "K-컬처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고 자평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은 세계 박물관·미술관과 비교해도 최상위권이다.
영국에 본부를 둔 미술 매체 '아트 뉴스페이퍼'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해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은 박물관은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873만7천50명)이다.
이어 바티칸 박물관(682만5천436명), 영국박물관(647만9천952명), 메트로폴리탄 미술관(572만7천258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80년 역사를 돌아보면 박물관의 성장세는 돋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신인 국립박물관은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 조선총독부박물관을 인수해 그해 12월 문을 열었다. 당시 서울 본관을 중심으로 경주·부여분관 등을 운영했다.
첫 달인 1945년 12월 관람객은 약 4천500명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공주분관, 개성분관이 차례로 문을 열었고 연간 관람객을 집계하기 시작해 12만4천828명을 기록했다.
이후 1961년부터는 지방을 제외하고 국립중앙박물관 단독으로 관람객 수를 파악하는 체제를 갖췄고 1987년 처음으로 관람객 수 100만명대를 기록했다.

2005년 지금의 용산 부지로 터전을 옮긴 뒤 관람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2006년 처음으로 관람객 300만명 시대를 열어젖혔다.
코로나19 사태로 194일 동안 문을 닫은 2020년(77만3천621명)에는 관람객이 대폭 줄었으나, 이후 2023년 400만명을 넘어섰고 올해 600만명 돌파를 앞두게 됐다.
올해 관람객 수는 1946년 연간 관람객 수의 약 46.6배에 달한다.
그 사이 박물관 소장품도 4만6천882점에서 43만8천366점으로 약 9.4배 수준으로 늘었다. 용산 이전에 대비해 전시 유물을 확충하고, 기증이 잇따른 데 따른 결과다.

특히 2021년에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과 유족이 한국 문화유산과 미술품을 국가에 기증하면서 수집품 9천797건, 구체적으로는 2만1천639점이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국립박물관의 80년은 우리 문화의 원형을 지키고 재발견하며 그 가치를 국민과 세계에 전해 온 여정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더해 소속 지역 박물관의 성과도 눈에 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관람객 수를 보면 국립경주박물관(175만9천476명)이 지역 박물관 중에서는 가장 많았고 부여(88만5천168명), 공주(81만88명) 등이 뒤를 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소속 지역관 관람객을 모두 합치면 총 1천341만9천800명에 달한다.

국립박물관 관람객 수는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3년 연속 1천만명대를 기록했으며 올해가 개관 이래 가장 많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런 추세를 반영해 전시 및 시설 확충에도 신경 쓰고 있다.
지난해 기준 박물관 소장품은 43만8천여 점으로, 이 가운데 약 4.1%에 해당하는 1만8천여 점만 전시에 활용되고 있다. 소장 유물 활용도를 높이는 게 '과제'라고 박물관은 전했다.
최근 논의가 본격화된 유료화 문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콘텐츠 확보, 관람객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 확대 등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유 관장은 "앞으로도 한국 문화의 중심지로서 미래 100년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ye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