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폰세에게 류현진이 아직도 그러는지 물어봐야겠다."
MLB.com 토론토 블루제이스 담당 기자 키건 매티슨은 3일(이하 한국시각) 코디 폰세와 토론토의 계약 합의가 발표되자 바로 류현진(한화 이글스)부터 떠올렸다.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던 폰세의 행선지는 토론토였다. ESPN을 비롯한 미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폰세는 토론토와 3년 3000만 달러(약 440억원) 계약에 합의하고 메디컬 테스트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한화에서 100만 달러(약 14억원)를 받던 폰세의 인생 역전이다.
류현진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173억원)에 계약했던 에이스. 매티슨 기자는 류현진이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동안 호의적인 기사를 많이 썼다. 류현진이 유망주 알렉 마노아(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친하게 지내는 것은 물론, 당시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던 토론토 클럽 하우스에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매티슨 기자는 폰세가 류현진과 올해 한화에서 함께 뛴 사실에 주목했다. 폰세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류현진의 팬이었고, 그런 류현진과 한 팀에서 뛰고 있는 사실 자체로 기뻐하기도 했다. 토론토 시절 류현진의 유니폼을 구해와 직접 류현진의 사인을 받기도. 올스타전에 나선 폰세는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투구를 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두 선수의 인연이 깊다.
매티슨 기자는 자신의 SNS에 "폰세가 올 시즌 한국에서 피칭하면서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할 때 그의 팀 동료가 류현진이었다. 폰세에게 류현진이 아직도 클럽하우스에 들어올 때 엄청 큰 사이즈의 아이스 커피 2잔을 들고 걸어오는지 물을 생각에 흥분된다"며 폰세의 토론토 합류를 기대했다.
폰세는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한 유망주였다. 2015년 밀워키 브루어스에 지명되고 3년 정도 팀 내 유망주 상위 30인 안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으나 결국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됐고, 2020년과 2021년 빅리그 2시즌 성적은 20경기(선발 5경기), 1승7패, 55⅓이닝, 평균자책점 5.86에 그쳤다.
일본프로야구(NPB)로 무대를 옮겼으나 이 역시 순탄하지 못했다. 닛폰햄 파이터스에서는 2022년 83⅓이닝 평균자책점 3.35, 2023년 51⅔이닝 평균자책점 3.66으로 그럭저럭 성적을 냈지만, 지난해 라쿠텐 골든이글스로 이적해 67이닝 평균자책점 6.72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한화는 그런 폰세에게 100만 달러를 과감히 투자해 구단 역대 최고 에이스를 품었다. 29경기, 17승1패, 180⅔이닝, 252탈삼진,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했다. 탈삼진, 다승, 평균자책점 1위를 석권하며 투수 3관왕에 올랐다. 삼진 252개는 KBO 역대 한 시즌 최다 신기록.
디애슬레틱은 '피츠버그에서 2020~2021년 93마일까지 떨어졌던 평균 구속이 한화에서는 2마일 정도 올랐다. 구속 상승은 과거 메이저리그에서는 인상적이지 못했던 폰세의 변화구를 더 좋아지게 했다. 그의 새로운 구종인 스플리터는 다른 제2 구종보다 더 많이 던지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KBO에서 온 어떤 투수보다 높은 삼진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폰세는 일본에서 앞서 보낸 3시즌 동안 올해 한국에서 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폰세는 한국에서 성공을 발판 삼아 몸값을 30배 키워 메이저리그로 향한다. 토론토는 올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신(新) 악의 제국'으로 불리는 LA 다저스에 무릎을 꿇어 준우승에 그쳤다. 토론토 구단은 내년이 우승 적기라고 판단, 스토브리그에 공격적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거의 5억 달러(약 7342억원) 투자가 예상되는 FA 최대어 외야수 카일 터커를 영입하고, 유격수 보 비까지 잔류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토는 선발 보강 작업도 하고 있다. 폰세에 앞서 5년 연속 200탈삼진을 자랑하는 딜런 시즈와 7년 총액 2억1000만 달러(약 3083억원) 대형 계약을 했다.
시즈, 케빈 가우스먼, 트레이 예세비지, 셰인 비버, 호세 베리오스까지 이미 초호화 선발진을 갖췄는데, 폰세까지 추가했다.
가우스먼과 비버는 내년 시즌 뒤 FA고, 베리오스는 옵트아웃을 실행할 수 있다. 폰세 영입은 변수가 많은 2027년 시즌을 일찍 대비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