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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지난달 진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투수만 3명을 뽑았다. 몸값이 하늘로 치솟는 FA 시장 대신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2차 드래프트 등 다른 전력보강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한 만큼 한층 더 신중하게 선수를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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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선린인터넷고 출신 2018년 1차 지명이었던 김영준은 LG 팬들에겐 실패한 유망주 그자체, 잊혀지기 직전이었던 이름이었다. 특히 1차지명 경쟁자였던 양창섭이 삼성에서 재능을 뽐내면서 더욱 비판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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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은 8년간 뛰었던 팀을 떠난다는 사실에 대해 "솔직히 처음엔 실감이 안나고 싱숭생숭했다. LG 팬들께서 정말 많은 기대와 과분한 사랑을 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 이어 "롯데에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니 감사하다. 어쩌면 내 야구 인생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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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김영준은 "올한해 정말 건강했다. 아무래도 LG 1군 마운드의 선수층을 뚫기가 쉽지 않았고, 입지가 많이 좁아진 상황이었다. 한번 삐끗하면 다시 기회를 얻는게 쉽지 않더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지난해 거둔 유일한 1승이 6월 16일 잠실 롯데전(3이닝 무실점)이다. 최원태의 부상으로 등판 기회를 얻었고, 연장 혈투 끝에 신민재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LG가 승리하면서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당시 140㎞대 후반의 직구에 다양한 변화구가 돋보였다.
하지만 김영준은 "제가 강속구 투수는 아니다. 2군에선 한번도 140㎞대 후반을 던져본 적이 없다"고 했다. 1군에 올라오면 구속이 2~3㎞ 더 나오기도 하고, 요즘은 150㎞ 중후반을 던지는 투수들이 너무 많다고.
대신 다양한 구종을 갖춘 '팔색조' 투수로 자신을 소개했다. 처음엔 직구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구사했다. 2021년 군복무를 마친 뒤엔 투심과 컷패스트볼, 체인지업까지 익혀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 울산 가을교육리그에서 투심과 체인지업이 잘 먹혔다고.
다만 악연도 있다. 하필 그날 정보근에게 헤드샷 사구를 던져 퇴장당했던 것. 김영준은 "은퇴식날 선수들이 끝까지 다 봤는데, 난 버스에서 얌전히 자숙하고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날 몸풀면서 봤던 팬들의 응원, 분위기에 정말 감동했다. 선발 불펜, 롱릴리프 필승조 추격조, 어느 보직이든 기회만 주어진다면 열심히 던지겠다. 부산하면 낭만의 도시니까, 그 낭만, 그 응원 내가 받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