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잠시 꺾였던 기대수명이 다시 늘어난 가운데, 암이 제거되면 기대수명이 3년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4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지난해보다 0.2년 늘어난 83.7년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생명표는 현재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된다면 각 연령대의 사람들이 향후 몇 세까지 살 수 있는지 추정한 통계다.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꾸준히 증가하던 기대수명은 2022년 코로나19 영향으로 감소하다 2023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암, 폐렴 등으로 사망할 확률은 높아졌지만,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2.4→1.1%)이 떨어지면서 전체 기대수명이 길어진 것이다.
성별로 보면 남성 기대수명은 80.8년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고, 여성은 86.6년으로 최고를 기록했던 2021∼2022년(86.6년) 수준보다 낮았다. 여성의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일본(87.1년), 스페인(86.7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고, 남성은 11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과 비교하면 여성은 2.9년, 남성은 2.3년 더 길다.
성별 기대수명 격차는 5.8년으로 OECD 평균(5.2년)보다 0.6년 더 긴 것으로 파악됐지만, 격차는 1985년(8.6년) 이후 축소되는 추세다. 전년 대비 0.1년, 10년 전 대비 0.7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사, 간질환 등 남성 사망률이 높았던 부분이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요 사인으로 사망할 확률은 암(19.5%)이 가장 높았고, 폐렴(10.2%), 심장질환(10.0%), 뇌혈관 질환(6.9%) 순이었다. 기대수명은 암이 제거된다면 3.3년, 심장 질환이 제거된다면 1.2년, 폐렴이 제거된다면 1.0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4년 사망원인별 사망수준이 유지된다면, 2024년 출생아가 장차 3대 사인(암, 심장 질환, 폐렴)으로 사망할 확률은 남자 44.2%, 여자 36.0%로 나타났다. 남자는 장차 악성신생물(암), 폐렴, 심장 질환 순으로, 여자는 장차 악성신생물(암), 심장 질환, 폐렴 순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지난해 출생아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것으로 예상되는 이른바 '건강수명'(유병기간 제외 기대수명)은 65.5년으로 집계됐다. 남자는 64.6년(기대수명 중 79.9%), 여자는 66.4년(기대수명 중 76.7%)으로 나타났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