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왕조의 문'을 열자마자 추락한 '명가' 울산 HD가 쇄신의 첫 발걸음을 옮겼다. 울산은 김광국 대표이사(단장 겸임)가 물러난 자리에 3일 강명원 전 대한축구협회 이사(57)를 선임했다. 강 대표는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행정가다. 기업과 시도민구단을 모두 경험한 몇 안되는 인물이다.
그는 1995년 LG스포츠(GS스포츠) 입사 후 약 27년간 재직했다. FC서울 운영·홍보팀장, 사무국장을 거쳐 단장에 올랐다. GS칼텍스 배구단 단장도 역임했다. 축구협회 이사 시절인 지난해는 천안시티FC 단장으로 부임해 또 다른 실전 경험을 쌓았다. 그는 FC서울 시절 연고를 수도 서울로 복귀한 후 다시 뿌리내리는데 산파 역할을 했다. 실무라인에서 선수단 운영의 밑그림을 그렸다. 2010년 FC서울이 10년 만의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릴 당시 운영팀장으로 활약했다.
FC서울은 2010년을 전후해 르네상스를 맞았다. 강 대표도 그 역사에서 지울 수 없는 인물이다. FC서울 단장으로 부임한 후에는 강등 위기에 내몰린 팀 성적을 2019시즌 K리그1 3위로 끌어올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하는 등 팀 재건에 탁월한 역량을 보여줬다. GS칼텍스 배구단 단장 시절에는 팀을 리그 우승 및 준우승으로 이끌어 인기구단으로 발돋움시켰다. 천안에선 구단 운영의 전문성을 더하는 데 온 힘을 다했다.
울산이 외부 인물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은 "성적 부진으로 침체된 구단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다가오는 2026시즌 왕좌 탈환을 향한 초석을 다지는 조치"라며 "올 시즌의 부진을 씻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강명원 대표는 변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변화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강 대표는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원칙, 완벽주의자로 유명하다. 지나치게 신중해 때론 소심하다는 말도 듣는다. 울산이 하루아침에 몰락한 데는 하부구조가 부실했기 때문이다. 일단 테크니컬 디렉터를 비롯해 '기술 파트'의 재정비가 절실하다. 울산의 스카우트 시스템은 망가질대로 망가졌다. 올해 최고의 영입이 '이동경 제대 후 복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울산이 '종이 호랑이'로 전락한 데는 '잘못된 변화'가 시발점이었다. 이번 시즌 울산에 둥지를 튼 후 빛을 본 인물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차기 감독 선임도 제대로 해야한다. '왕좌 탈환'의 첫 단추다. 울산은 올해 감독을 두 명이나 교체하는 '악수'로 스스로 무너졌다. '우승 사령탑'인 김판곤 감독을 무턱대고 경질한 것은 불행의 신호탄이었다. 수뇌부의 판단으로 '이름값'만을 믿은 신태용 감독을 선임한 것은 명백한 오판이었다. 노상래 감독대행의 경우 무늬만 감독이었다. 울산은 올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한 경기가 더 남았다. 코치진도 물갈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더불어 선수단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울산의 '이름값'에 취해 있는 선수라면 과감히 버려야 한다.
울산은 이번 시즌 9위로 K리그1을 마감했다. 생존이 걸린 파이널라운드에서 1승1무3패에 그쳤다. 광주FC가 최종전에서 수원FC를 1대0으로 꺾으며 사실상 '잔류'를 당했다. 팬들은 '치욕의 2025',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울산은 2일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돼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시즌 중간 두 번의 감독 교체는 전적으로 구단의 결정이었다. 뼈를 깎는 노력과 성찰로 재정비를 이뤄 다가오는 2026시즌, 더 강하고 성숙한 울산 HD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다만 신태용 감독의 '폭행' 후폭풍은 이어지고 있다. 팬들의 반발이 거세다.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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